현실과 괴리된 제도로 인해 푸드트럭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을 떠나 주변 상권과의 마찰 등 문제를 자치구가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대전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정부가 푸드트럭 규제를 완화한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푸드트럭은 단 1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번의 유찰 끝에 지난 4일 계약을 체결할 만큼 푸드트럭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저조하다.
앞서 정부는 푸드트럭 규제완화를 발표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소자본 창업 기회 제공 등 6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남인순(새정치민주연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푸드트럭은 경기 17대, 서울 8대, 제주 5대 등 44대에 불과했다.
이처럼 푸드트럭이 실패한 이유는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 자체에 있다.
먼저 푸드트럭 영업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시군구 등 시설관리 주체가 영업가능지역 선정 및 지역표시에 이어 영업자 모집공고를 내면 응모할 수 있다. 이후 푸드트럭 영업 계약이 체결되면 영업자는 교통안전공단에 자동차 구조 변경을 신청해 승인을 받고, 자동차정비공장에서 푸드트럭 구조변경 시공을 받아야 한다.
또 한국가스안전공사 지정업체에서 액화석유가스 가스시설을 시공하고, 가스안전공사로부터 액화석유가스 완성검사 승인도 받아야 한다.
구조변경이 완료되면 자동차정비사업자로부터 푸드트럭 구조 변경 작업완료 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교통안전공단 및 지정정비사업자에게 구조변경 적합여부 검사를 받으면 비로소 이동용 음식판매차로 용도변경 전산입력 및 자동차등록증 기재가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동차 구조변경이 끝나면 업종에 따른 위생교육 이수 및 건강진단 등을 받고, 구비 서류를 갖춰 관할 위생담당부서에 식품접객업 영업신고를 신청해야 된다. 이후 영업신고증이 발부되면 지정된 장소에서만 영업을 할 수 있다.
문제는 14차례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 영업신고를 완료해도 인근 상인과의 마찰, 기존에 자리를 잡고 있던 노점상과의 갈등 등 더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트럭을 구입하고 구조변경을 하는데 4500여 만원이 투입되지만, 유원지가 아닌 이상 대부분 영업장소가 기존 상인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유동인구가 없는 곳이다 보니 고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정부가 지역 현실이나 지자체 인력자원, 제도 등을 감안 없이 급하게 추진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결국 주변 상권 등 현실 입지 여건 또는 노점상 단속 인력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지자체에서는 신중을 기하거나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장사가 잘 될 만한 곳으로 확대되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보완책으로 요일별, 시간대별, 계절별로 옮겨다니면서 영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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