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이 지난 10일 행자부 국정감사에서 이전 계획을 마련하겠느냐는 질의에 '알겠습니다'라고 한 것은 지역 의원들의 잇단 질책을 면피하기 위해 답했을 뿐, 사실상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에서다.
A 국회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 장관이 안행위 국감에서 세종시 이전 계획을 적극 마련하겠느냐는 질의에 알겠다고 답한 것은 사실 거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미래부의 이전은 행자부가 아니라 정부가 결정하는 것인 만큼, 행자부 장관의 답변은 무의미하다”고 평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전날 열린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세종시 이전은 미래부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부처가 어디에 위치하는 지는 정부가 논의해 결정하고 미래부는 따를 것”이라 한 것은 이 방증으로 해석된다.
행자부가 지난 14일 공개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에서도 미래부 이전 문제는 제외됐다.
이 때문에 행자부가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 등을 대상으로 한 이전 계획만을 공시하기로 추진했다 하더라도 법과 원칙에서 정해진 것이고, 국감에서 거듭 지적된 사안인 만큼, 미래부 이전에 대한 행자부의 구상을 밝혔어야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행자부가 지난 7일 신설부처 이전 고시안을 제출할 때 미래부는 배제돼 논란이 일었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정 장관의 발언은 검토하겠다는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고, 행복도시법 제16조 1항에 행자부 장관이 이전계획을 세우도록 돼 있다는 점에서 이전계획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이번 국감이 19대 국회 마지막이고, 내년 총선이 있기 때문에 정치권은 행자부와 미래부를 비롯한 정부로부터 명확한 입장을 받아내야한다”고 했다.
한편, 새누리당 충청권 4개 시·도당은 15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미래부 과천 잔류설에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충청지역민은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 지역여론을 호도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논쟁 키우기가 미래부 이전을 바라는 충정이라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사실관계만큼은 분명히 해야한다. 미래부 세종시 이전 촉구와 함께 조속한 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우성·세종=이희택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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