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4일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여 정림사지.
[충남도·부여군 제공] |
이용우 부여군수는 14일 “아무리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차별화된 실행 시책을 수립한다 해도, 지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거나 정부 예산확보가 불투명하다면 각종 문화콘텐츠 관련 시설투자가 어려워져 세계유산의 가치는 평가절하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부여는 지역에 산재한 문화재로 인해 사유 재산권이 제한돼 왔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문화재가 보존된 것은 뜻 깊은 일이지만, 도시의 성장이 멈추고,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함을 인내해야만 했다.
민선5기부터 시작한 백마강 수상관광 활성화사업 등 군의 지역개발 사업들도 규제에 묶여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군민들은 지난 7월4일 세계유산 등재 후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활성화에 힘입어 지역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와 도의 노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도는 정부에 내년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지구 보존ㆍ관리ㆍ활용'예산 518억원을 요청했지만, 이에 한참 못 미친 156.2억원만 반영된 정부안이 마련됐다.
군은 당초 기획재정부에서 요청한 예산의 17.3% 수준만 심의해 국비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을 한 상태였다.
도는 분발해 관련 예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엔 아쉽게 30% 수준의 예산 (임시)확보에 그쳤다. 앞으로 이 예산안이 국회에서 심의되는 만큼, 지역 정치권의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방대한 사유지의 매입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부여군에 따르면 군이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할 사유지는 현재 관북리유적 7603㎡, 부소산성 12만3464㎡, 부여나성 24만6071㎡, 능산리고분군 4만9043㎡에 달한다.
문제는 사유지 매입가에 대한 민ㆍ관의 입장차가 커 갈등 발생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특별지구 내 사유지를 보유한 주민들은 인근지역과의 매매가 차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보상이 없으면 매각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올해 정부는 사유지 매입을 위한 예산으로 관북리유적에 53억원, 부소산성에 2억원, 나성지역에 5억원, 능산리고분군에 7억원 등 67억원 상당을 배정했는데, 이 같은 예산 지원 추세로는 사유지 매입에만 수십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군의 예상이다.
사유지 매입과 함께 교통인프라 구축 지원도 중요하다.
아무리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인프라를 갖추었다 해도, 관광객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없으면 만족감이 떨어지고 재방문도 어렵다.
이와 함께 온전한 백제의 부활을 위해 인근지역 문화재와 한성백제의 추가 등재에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우 군수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충남·전북도와 부여군 및 공주·익산시가 의기투합해 백제 통합관광지구 등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후 연계 투어상품 개발, 백제 브랜드 제고, 도시경관 개선과 관광객 중심의 편리한 관광환경 제공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할 때 시너지는 가히 폭발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등재에서 제외된 유적 가운데 왕흥사지, 백제도성원리를 적용한 최초의 계획도시 사비성, 구드래, 청마산성 등이 반드시 추가 등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부여=여환정ㆍ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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