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 고위 퇴직자가 재취업한 대학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각종 평가 지표보다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고위직퇴직자(4급 이상) 대학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34명의 고위퇴직자가 24개 대학에 재직중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곳을 제외한 22개 대학(91.6%)은 이번 평가에서 모두 C등급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4개 대학 중 등급이 파악된 19개 대학(평가대상에서 제외 1곳, 등급 미파악 4개) 가운데 A등급이 8개 대학으로 42%를 차지했으며 B등급은 5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학은 전직 교육부 장·차관 및 예산담당관 등이 총장·이사장·교수 등으로 재취업해 있다.
실제로 충청권에서 A등급을 받은 선문대의 경우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 출신인사가 이 대학 객원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며 충청대는 충북부교육감 출신이 이사장으로, 경상대 사무국장 출신인사와 감사관실 출신인사, 충북교육청 기획관리국장 출신인사,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 등 4명의 고위직 출신이 이사로 재직중이다.
또한 B등급을 받은 순천향대는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 출신 인사가 교수로,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 출신 인사가 법인 행정본부장으로 재직중이다. 함께 B등급을 받은 대전과학기술대도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을 지냈던 인사가 법인이사를, 교육부 기획홍보관리관을 지낸 인사는 이 대학 총장으로 재직중이다.
사실상 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되는 A등급에 선정된 4년제 대학 34개교 중 서울지역 대학이 16개교가 선정된 데 반해 정부재정지원 사업 제한을 받는 D등급에 충청권에서만 32개 대학 중 13개 대학이 대거 포함돼 충격을 준 가운데 결국 공정한 평가 보다는 보이지 않는 힘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배재정 의원은 “평가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데, 교육부 퇴직 관료 출신이 포진해 있는 대학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이는 세간에 떠도는 '특정 대학에 대한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는 셈”이라며 “교육부가 평가의 과정과 내용,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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