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평교사 출신 교장 0명…이유 있네

내부형공모 가능학교 15%로 제한…'무늬만 교장공모제' 전락 … 비난 봇물

교육부가 유능한 인재에게 교장직을 개방해 학교의 혁신을 이끌겠다며 도입한 '교장공모제'가 대전은 평교사 출신 공모교장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무늬만 공모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비례)이 9일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장공모제 현황'에 따르면, 교장 공모제가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된 지난 2012년부터 최근 3년간 대전은 평교사 출신 교장을 한명도 뽑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평교사 출신 공모교장 숫자가 적은 것은 교육부가 지난 2011년 12월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하면서 '내부형 공모교장' 가운데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15%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교장공모제는 크게 '초빙형', '내부형', '개방형'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15년 이상 경력이 있는 평교사에게 문호를 개방한 '내부형'이 교장공모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내부형 공모는 교육감이 사전에 학교의 신청을 받아 지정하도록 하면서 신청한 학교의 15% 범위 안에서만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지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내부형 공모를 원하는 학교가 최소 7곳 이상은 돼야 1곳 이상에서 평교사 교장공모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규정에 묶여 교장공모제를 시행하면서 대전을 비롯해 세종, 충남, 부산, 광주, 울산, 강원, 전북, 제주 등 9개 시·도가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실시하지 못했다. 또 이로 인해 교장공모제에 대한 관심도 줄어 대전은 올해 14명 공모에 18명이 지원해 1:29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1.58)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세종은 공모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재정 의원은 “평교사 교장의 공모학교를 내부형의 15%로 제한하는 교육부의 시행령은 평교사 출신 교장이 몰고 올 혁신학교의 바람을 막기 위한 꼼수”라며 “진정한 교장공모제 시행을 위해서는 당장 해당 조항의 삭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