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현수막 훼손' 전 서구의장 무죄

대전지법 “철거 주장은 정당”

선거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 대전 서구의장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황순교)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 서구의회 의장 A(5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5일 오후 8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소재 한 아파트 교차로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가 설치한 사전투표 독려 현수막 32개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둔산동 일대 당내 경선 후보자들의 사전투표독려 현수막이 불법 게재된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관청인 서구청과 협의 후 철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불법현수막 철거 당시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의해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인식함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면서 “현수막이 경쟁관계에 있던 시의원 후보 경선자들이 설치한 것이나, 피고인의 주된 의사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위반해 설치된 불법현수막을 철거한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