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은 대전시의회가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에 대해 부동의가 아닌 '유보' 결정을 내린 만큼 오는 16일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적격'판정을 받으면 다음 회기에 충분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전시의회, 대전시교육청 모두 어느 곳 하나 주도적으로 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국제고 전환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교육공공성연대는 이 참에 대전국제고 설립 백지화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교육공공성연대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시교육청은 지난 2013년 교육부의 중앙투·융자 심사 당시 유성생명과학고 실습지 일부가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적정'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해 11월 의회 본예산 심의 때도 유성구청으로부터 '학교 설립이 불가하다'는 최종 통보를 받은 사실을 감추고 예산안 통과를 밀어붙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대전시교육청은 자신의 과오를 뼛속깊이 반성하고, 아무런 명분도 타당성도 없는 대전국제고 설립 계획을 백지화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대전시교육청과 대전시의회의 결정에도 비판이 따르고 있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3일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설립를 위한 사전 절차로 제출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동의안' 심의에서 '가결'과 '부결'도 아닌 '유보'를 결정했다. 동의를 받았으면 국제고 전환이 탄력을 받아 당초 일정대로 추진이 되고, '부결'이 됐으면 '신설'로 가닥을 잡아 재추진이 됐지만 애매한 '유보' 결정으로 11월 정례회인 다음 회기까지 모든 행정 절차가 올스톱 된 상황이다.
당초 시교육청은 교육부가 대전고 국제고 전환과 관련해 제시한 조건부 동의안을 대전고 학교운영위원회가 수용키로 하면서 늦어도 7월중에는 교육감 지정·고시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반대 측의 반발을 의식해 시의회의 예산심의·의결이 마무리되는 12월 말로 지정·고시를 미뤄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의회도 시교육청에 시민의견 수렴을 전제로 유보 결정을 내리면서 시교육청과 시의회 모두 정책결정에서 모두 책임지지 않으려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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