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부터 고기국수까지…입 안에서 춤추는 제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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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부터 고기국수까지…입 안에서 춤추는 제주의 맛

제주음식 낯선 손님을 위해 퓨전 레시피로 깔끔… 떡갈비·돔베고기도 일품

  • 승인 2015-09-03 13:58
  • 신문게재 2015-09-04 14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맛있는 주말] 대흥동 '제주부르스'

▲ 고기국수, 흑돼지떡갈비, 돔베고기, 제주순대, 몸국, 한치회국수
▲ 고기국수, 흑돼지떡갈비, 돔베고기, 제주순대, 몸국, 한치회국수
30대의 젊은 사장이 대전에서 제주 음식에 도전했다. 문화의 1번지라 불리는 대흥동에 위치한 '제주부르스'다. 제주의 전통음식인 고기국수를 비롯해 돔뵈고기, 한치회국수, 몸국, 흑돼지떡갈비 등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손님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고기국수는 제주에서 건면이 생산되기 시작한 1920년경에 생겨난 음식으로 제주에서도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던 음식이다. 제주산 돼지고기를 삶은 물에 국수를 말아 먹던 것에서 유래한 음식인데 이 집에서는 느끼한 국물을 부담스러워 하는 손님들을 위해 제주 현지보다 맑은 국물을 뽑아내고 있다. 주인 이우형 사장은 “내륙의 입맛에 길들여진 손님들을 배려해 자신만의 퓨전 레시피를 만들어 육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의 입맛에도 제주에서 먹던 고기국수에 비해 국물이 맑고 깔끔한 반면 담백한 뒷맛은 살아있었다.

돔베고기와 제주순대도 '제주부르스'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손색없는 메뉴다. 돔베고기는 도마 위에 덩어리째로 내놓은 돼지고기를 말한다. 잡냄새가 없기로 유명한 제주돼지를 장시간 삶아 기름기를 제거해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제주순대는 실제 돼지 창자를 순대피로 만들었다. 속은 일반 순대와 비슷하지만 메밀가루를 섞어 부드러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한치회국수는 된장소스를 쓰는 제주방식이 아닌 육지손님들에게 익숙한 고추장소스로 만들었다. 구수한 된장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제주식과는 달리 칼칼하고 새콤달콤한 맛이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들어간 한치회와 쫄깃한 국수의 면발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자아낸다.

흑돼지떡갈비는 제주의 명물 흑돼지고기를 다져 떡갈비로 만든 음식이다. 두툼한 고깃살에 달큰하고 고소한 양념이 깊숙이 배어있어 부드럽고 깊은 맛이다. 입에 넣으면 말 그대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녹아내린다.

주인장의 후한 인심은 덤이다. 공기밥과 감귤쥬스, 비오는 날 우산 대여까지 모두 공짜다. 제주에서 2년간 생활했던 이 사장이 제주의 정겨운 인심까지 내륙으로 옮겨왔다. 이렇게 팔아서 남을까 하는 걱정이들 정도다.

이 사장은 “음식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것 보다 음식과 문화가 공존하는 제주부르스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연락처 042-255-0361

▲메뉴=고기국수 7000원 한치회국수 8000원 흑돼지떡갈비 9000원 몸국 7000원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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