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셀프주유소를 인수하거나 전환한 주유소들이 집적회로(IC) 단말기 부족사태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DB |
최근 셀프주유소를 인수하거나 전환한 주유소들이 집적회로(IC) 단말기 부족사태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 주유소는 최소한의 인력 배치를 통한 비용 절감을 기대했지만, 단말기 설치가 늦어지면서 결제 직원을 채용해 추가 지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보보호 기술기준과 신용카드 등록제에 따른 보안성 강화를 위해 집적회로 단말기 의무 설치가 법으로 정해지면서, IC카드를 우선 승인하도록 해 신규 가맹점은 기존 카드 단말기 사용을 제한해서다.
2일 주유소협회 대전시지회와 지역 주유소 업계 등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여신전문금융법 시행에 따라 지난 7월 21일 설치되는 신용카드 단말기를 IC카드 단말기 인증을 받은 단말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보안에 취약한 기존 긁는 방식의 마그네틱 방식에서 신용카드 승인시 보안성이 강화된 IC카드를 사용하도록 해, 신규 설치하거나 교체되는 단말기는 신용카드 결제시 IC카드 우선 승인을 적용했다.
다만,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 가맹점인 경우 3년 유예해 기존 마그네틱카드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편을 줄였다. 하지만, 가맹점에 IC결제 단말기 보급이 늦어지면서 최근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는 일부 주유소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지역의 A주유소는 21일 이후 가맹점 가입이 되면서 결제를 위해 단말기를 교체해야 했지만, 단말기 부족으로 설치를 못 하면서 금전적 손해를 보고 있다.
A주유소 사장은 “법이 개정되기 전 가맹점 신청을 했지만, 이후 가맹점으로 등록돼 셀프주유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결제를 도와줄 직원을 채용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주유소는 단말기 교체를 하지 못하면서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지만,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집적회로 단말기 보급이 언제쯤 이뤄질지 알 수 없어 답답함과 단말기 설치 의무화 발표 후 준비할 시간이 있음에도,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들 금융당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유업계 한 관계자는 “집적회로 단말기 결제는 의무화됐는데, 정작 단말기는 턱없이 부족해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들이 보고 있다”며 “정부가 서민경제를 살린다고 하는데, 이게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루 빨리 문제가 해결 됐으면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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