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규 |
한화는 2013년 FA시장에서 총액 137억원을 투자해 이용규(67억원)와 정근우(70억원)를 동시 영입했다.
이용규와 정근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테이블세터를 이루며 한국 공격의 선봉에 섰었다. 당시 두 선수가 한화에서 뭉친다는 소식에 팬들은 한껏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 둘이 한화에서 테이블세터를 이뤄 활약하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렸다. 부상과 팀 사정 등 때문이었다.
지난해 이용규는 어깨 부상에서 완치되지 않으며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다. 104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8리 12도루 20타점 62득점에 그쳤다. 정근우는 125경기 타율 2할9푼5리 6홈런 32도루 44타점 91득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했다. 특히 두 선수가 테이블세터진을 이루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가 없었다.
▲ 정근우 |
단 두 선수의 테이블세터 라인업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초반 정근우의 부상과 시즌 중반 이용규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중심타선이 약해 정근우가 3번 타선(145타석)으로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희생번트를 많이 시도하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 상 두 선수의 1,2번 배치는 사치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이용규가 부상에서 복귀한 8월 말 이후 두 선수가 테이블세터를 이루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폭스가 중심타선을 지켜주면서 중심타선이 여유가 생긴 결과이기도 하다.
한화는 1일 청주 KIA전에서 8-2로 압승을 거뒀다. 이날 한화는 1번 정근우, 2번 이용규를 내세웠다. 정근우는 이날 4타수 3안타 3득점을, 이용규는 5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1회 선취점을 합작했다. 정근우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후 이용규가 우중간 적시 3루타를 치며 순식간에 1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3회에는 팀의 대량득점에 물꼬를 텄다. 정근우가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를 친 후 이용규가 좌중간 안타를 치며 무사 1,3루 득점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김경언의 행운의 적시타와 폭스, 조인성의 홈런포가 터지며 한화는 대거 5점을 뽑아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6회에도 각각 볼넷과 안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으며, 8회에는 중전 2루타와 적시타로 쐐기점을 뽑아냈다.
두 선수는 빠른 기동력으로 상대 수비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특히 정근우는 6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이 도루로 정근우는 KBO리그 최초 10년연속 20도루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처럼 이용규와 정근우의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는 상대에게 큰 위협을 줄 수 있다.
김태균과 김경언이 버티는 중심 타선에 테이블세터의 기민함이 더해지면서 한화는 막강한 공격력의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기동력과 장타력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용규, 정근우로 이어지는 국대 테이블세터가 한화의 새로운 득점 공식으로 자리 잡으며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에 견인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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