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나흘간 열리는 여름 축제가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복도에서는 2~4학년 학생들이 대형 플래카드에 모두 달라붙어 땀을 흘리며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더위야 물러가라’라는 주제로 전교생이 학급별 수영장과 카약 현장 체험학습, 물총놀이를 비롯해,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틈새 공연과 시원한 팥빙수 만들기, 운동장 물놀이 체험 학습 등의 다채로운 행사 맞이 움직임이다.
연동초는 학생수가 93명인 세종시 동쪽 소재 작은 시골 학교로, ‘모두가 즐거운 배움으로 함께 성장하는 교육’이란 비전과 함께 2015 혁신학교 닻을 올렸다.
혁신학교 추진에 있어 비전을 수립하면서, 학교는 기존의 일차원적·획일적 공간이기보다는 진정한 삶의 공간으로 거듭나야한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소통 공간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모두 함께 성장할 수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제 막 첫 걸음을 시작한 단계지만 그 속에서 희망의 불빛을 찾아가고 있다.
우선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통해 자발성을 얻게 됐다.
기존에는 많은 책임과 권한을 학교장이 갖고 있었다.
그로 인해 학교장은 교사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해도, 결과적으로는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사 다모임과 학생들의 전교 다모임을 통해 학교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게 됐다.
물론 시간적 제약과 잦은 회의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하였지만, 이를 대신해 학교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해결하려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자발성과 자부심을 얻을 수있었다.
그 다음으로 블록 타임과 중간놀이 시간 운영, 성장 참조형 평가 및 통지 개선, 프로젝트나 주제중심 수업 등 교육과정 변화를 통해 창의지성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몇 년간 부분적으로 실시하던 블록타임을 전면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교과 내 및 교과 간 심화 및 프로젝트 수업이 용이하게 됐다.
즉, 40분간 중간 놀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때 1인 1악기 배우기 및 놀이 시간, 농장 활동으로 연계되고,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값진 시간으로 승화했다.
평가 방법 또한 일제식 평가에서 벗어나 아이들 성장 발달이 지속 기록될 수 있는 성장 참조형 평가를 도입했다.
학부모들이 교육성과를 결과만이 아닌 과정까지 볼 수 있도록 개선했다.
마지막으로 업무 경감 노력과 함께 교사 에너지가 업무에서 수업 중심으로 옮겨가게 됐다.
소규모 학교 특성상 많은 공문 처리로 인해 교사들 에너지는 업무 중심적으로 치우쳐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혁신학교가 지정되면서, 권한 위임체계 재정비와 불필요한 교육 행정 요소 제거가 2명 행정사와 교감, 교무부장으로 구성된 업무지원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첫 걸음마 단계에서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혁신학교라는 타이틀 속 차츰 변화하는 교육 3주체를 보면서, 교육에 대한 희망의 빛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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