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의 기대와는 상반된 방향으로 선거구가 획정될 가능성이 우려돼 정치권이 각 당에 지역민의 요구와 증설의 당위성을 재차 전달, 획정안에 반영케 해야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천안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 측이 공개 설명한 시뮬레이션 결과에는 현 지역구 의석수를 유지하되 지역별 변동만 이뤄지는 안이 포함됐다. 이 안에는 영남 4곳과 호남 4곳, 충북 1곳이 줄어드는 대신, 서울과 인천이 각 1곳씩, 경기도 7곳이 늘어나는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경우, 유성구의 분구가 불발될 뿐만 아니라 천안·아산도 증설이 어렵게 된다.
물론, 하나의 안에 불과하고 연찬회 이후 열린 의원 총회에서는 유성구는 분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또 선거구 획정 기준을 둘러싼 여야 간 기 싸움이 이어지며 정개특위가 지난달 31일 사실상 '빈손'으로 활동을 마친 것도 한 이유다. 국회법 규정에 정개특위의 기한이 자동 연장되지만, 기준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 양상이라 특위 차원에서 진전된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에서 여야 대표가 나서 기준을 놓고 담판을 지어야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 맥락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의 역할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1일 자료를 내고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이 여야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라면서도 “그러나 (새누리당의 검토안처럼) 선거구 증설의 모든 조건을 갖춘 지역조차 배제되는 것은 중앙정치로부터 소외받는 지역의 정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선거구 증설에서 또다시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 지역의 모든 정치적 역량을 결집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A 의원도 “의총에서는 대전 유성이 분구되고, 충북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지만 충남의 경우,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면서도 “천안도 조건을 갖춘 만큼 유성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분구가 돼야하고 이를 당내 정개특위 의원들에게 전달해놓은 상태다. (기대와 다를 경우) 동료 의원들과 함께 중지를 모아 당 지도부에 재차 건의할해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청권 국회의원들과 시·도지사들이 오는 9일 세종에서 연석회의를 열기로 한 가운데 선거구 획정 향배에 대한 의견 공유 및 대응책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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