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인력 개편안 원천무효” 주장

집회열고 수용불가 입장 밝혀… 조무사協, 내달 3일 규탄 집회

▲ 대한간호협회 소속 간호사들이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린 간호인력 개편 관련 항의집회에서 간호인력 개편의 기본원칙을 저버린 의료법 개정의 결사반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속보>=보건복지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간호인력 개편안'이 몰매를 맞고 있다.

간호인력 체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당사자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이 개정안의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간호조무사 양성학원이나 관련 대학 학과 협의회 등도 즉각 폐기를 촉구해 간호인력 개편안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26일 오후 2시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간호인력 개편안 항의집회를 가졌다. 간호협회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개정안에 대한 반대투쟁에 가장 먼저 돌입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옥수 간호협회장을 비롯한 임원과 간호사 100여명이 참석해 '간호인력 개편안의 원천무효'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간호조무사 제도 폐지를 전제로 시작된 간호인력 개편 원칙과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무시한 의료법 개정안은 원천무효이며,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간호보조인력은 의료기관의 종류를 막론하고 위임된 간호보조업무를 해야 하지만,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간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된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며 “2018년 이전에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간 업무를 구분하고, 간호조무사 제도 폐지 등을 전제로 논의를 해왔는데, 간호조무사를 간호지원사로 자동 전환하고, 1급에는 면허까지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비판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도 지난 25일 성명서를 내고, 수용 불가 방침을 확실히 밝혔다. 간호조무사협회는 개편안에 대해 '현대판 노예법안'이라고 규정한 뒤 “보건의료인 어느 직종도 다른 직종의 인력에 대한 지도감독을 법으로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간호사의 업무에 간호조무사를 지도 감독한다고 명시했다”고 지적했다. 간호조무사협회는 다음달 3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간호조무사교육자협회, 전국간호학원협회, 전국특성화고등학교 보건간호과 비상대책위 등도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 간호인력 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간호조무사 A(26)씨는 “간호협회는 간호조무사 제도의 폐지를,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의 실질적인 인정을 바라다보니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며 “두 협회가 공감할 수 있는 개정안 마련에 실패한 것 같고, 큰 충돌을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