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과 사무실마다 쌓여있는 학위수여증. |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25일 충남대학교. 학사 졸업대상자는 1040명으로 전기 학사 학위 수여자 2832명의 3분의 1이상에 해당하는 숫자지만 학교전체 학위수여식이 치러지는 곳 외에는 한산했다.
단과대학마다 학사모와 학위가운을 대여하는 곳이 있지만 졸업생이 드문드문 보일 뿐 대여를 기다리는 학생은 없었다.
학과 사무실마다 있는 쌓여있는 학위증도 예전만 못한 졸업식 참석 기피현상을 말해주고 있었다. 꽃을 파는 상인들은 꽃이 안 팔려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대학의 졸업식 풍경이 달라진 것은 미취업한 졸업생이 많아지면서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거나 졸업 유예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비수도권 대학의 취업률은 54.2%로 졸업생 2명중 한명은 미취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신분을 유지하고 싶은 학생들은 졸업학점 이수 등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졸업유예를 대안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졸업유예를 신청한 학생은 충남대의 경우 제도를 도입한 2012년 722명에서 지난해 872명 올해 754명으로 700~800명의 학생들이 꾸준히 신청하고 있다.
사립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배재대는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11년 13명이었지만 지난해 220명, 올해 222명으로 도입연도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교육부가 파악한 재학생 1만 명 이상 대학 26곳의 졸업유예제 신청 학생수도 2011년 8270명에서 지난해 1만 2169명을 기록했다.
이번 졸업생들 중에도 지난 학기에 졸업유예를 했다가 취업을 하면서 졸업을 하게 된 경우도 많았다.
친구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들른 학생 중에는 졸업유예자도 있었다. 졸업을 유예한 김동환씨는 “졸업을 하면 백수지만 유예를 하면 그래도 학생이다. 유예하는 기간 동안 준비를 더해서 취업한 상태로 졸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충남대 한 학과 조교는 “우리 과는 올해 처음으로 전기와 후기 학사학위수여자 숫자가 비슷했다. 아무래도 취업을 이유로 유예를 한 학생이 많고 전기에 할 학생들이 이번에 한 것 같다”며 “지난해 찾아가지 않은 학위증도 아직 있고 이번에 졸업식에 온다는 학생이 7명밖에 없어서 과 행사는 따로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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