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전조증상? 더 늦기전에 정기검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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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이 전조증상? 더 늦기전에 정기검진을

'췌장암' 발병 후 당뇨 가능성 커… 예후 안좋아 조기검진 가장 중요 복통·황달·체중 감소 등 다양해… 증상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

  • 승인 2015-08-24 14:06
  • 신문게재 2015-08-25 10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 췌장암

한 달 전부터 소화 불량과 상복부 통증을 느꼈던 최진규(64·가명)씨는 위가 안좋다는 생각에 집에 상비한 위장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혀 통증이 가시질 않았다. 결국 동네 병원을 찾아가 위내시경을 하고, 약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약을 먹어도 소화불량과 배의 통증은 계속되었고, 결국 큰 병원으로 가 CT 검사를 한 결과 진행성 췌장암인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최씨는 수술이 불가능해 약물치료만 받고 있는 상황이다. 췌장암은 이처럼 평소 건강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체중이 빠지고 통증이 생겨 병원을 뒤늦게 찾았다가 검사결과 수술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췌장암은 암 발생률 9위지만 암으로 사망한 환자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예후가 나쁜 종양이다. 특히 10년 전에 비해 발생 빈도가 2배 이상 증가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췌장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 최용우 교수(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 최용우 교수(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췌장암의 발생원인=췌장암 발생요인은 크게 환자 측 요인과 환경적 요인 두 가지로 나뉜다. 환자 측 요인으로는 유전적 소인인데, 현재까지 췌장암 환자의 약 5~10%에서 선천적인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몇 증례에서 췌장암의 가족력 현상이 보고되고 있으나 특정 가계에서 췌장암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드물다.

췌장암 진단에서 당뇨병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는 흔하지만 당뇨병이 췌장암의 원인으로의 관련성은 없다. 그러나 췌장암이 생긴 경우 당뇨병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고령에서 최근 1년 이내에 당뇨가 생긴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또 여러 연구에서 만성췌장염은 췌장암의 발생 빈도를 크게 증가시키는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췌장암의 발생률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서도 높아지며, 일반적으로 췌장암의 발생 평균연령은 65세이다.

환경적 요인 중 췌장암의 발생인자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흡연이다. 흡연은 췌관 상피세포의 과증식과 핵의 비정형적인 변화 등을 유발하고 이러한 변화는 흡연의 양과 관계가 있다. 식습관도 췌장암의 발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음식물 중 지방과 육류 소비의 증가, 과도한 영양 섭취는 췌장암의 발생 및 사망률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반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는 췌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 방사능, 감염, 화학물질, 직업적 요인, 동반질환 등이 있다.

▲췌장암의 증상=증상은 복통, 황달, 체중감소이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소화기 증상으로는 내시경 검사 또는 초음파검사 등에서 별다른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던 환자가 복통이 심해지고 수개월 후에 췌장암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복통은 가장 흔한 임상 증상이다. 심와부에서 점차 심해지는 지속적인 둔통이 나타나며 등과 허리로 방사되기도 하는데, 대개 식사나 위장운동과는 관련이 없다. 요통 때문에 추간판탈출증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암이 췌장 주위로 침범해 있다는 신호로서 증상이 없이 우연히 발견된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췌장암의 진단=췌장암은 그 예후가 대단히 불량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나 조기 검진이 쉽지 않다. 영상 진단으로는 가장 쉬운 초음파 검사가 있으나 췌장의 체부와 미부는 췌장 앞에서 장내 공기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종괴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진단율이 떨어진다.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은 95%의 췌장암 진단율을 보이며 자기 공명 영상도 비슷한 진단율을 보이나 검사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초음파 내시경을 통한 '침생검'을 시행하기도 한다. 혈액 검사를 통한 췌장암의 표지자들은 예민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의심이 되거나 고위험군에서는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을 해보는 것이 조기 진단에 유효하다.

▲췌장암의 치료=모든 암에서와 마찬가지로 췌장암도 가능하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수술만이 장기 생존가능성을 열어주는 유일한 치료 수단이다. 그러나 췌장암은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15% 내외에 불과하며, 췌장암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기관들에서 최근에는 수술 후 사망률을 5% 이하로 보고하고 있으나, 아직도 수술 후 재발률은 높은 편으로 수술환자중에도 5년 생존율이 5~20% 정도다. 수술 후 국소재발 및 간 전이가 흔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수술기법의 발달로 수술대상 환자의 범위가 넓어졌으며,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최근에는 과거의 약제와 구별되는 여러 맞춤형 항암제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통증 조절 및 로봇사이버나이프와 같은 방사선 치료, 그리고 스텐트 등 내시경적 치료 등을 통해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 및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췌장암 고위험군인 경우 조기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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