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재정위원회 '거수기'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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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재정위원회 '거수기' 전락 우려

학교본부 위원 추천 개입… 직원·학생 법정인원 미달 자료제출 의무 명시도 2곳 뿐… 관련 규정보강 시급

  • 승인 2015-08-20 18:09
  • 신문게재 2015-08-21 2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국립대학 재정을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구성하도록 한 국공립대의 '재정위원회'가 학교 본부가 위원추천에 개입할 수 있는가 하면 기본적인 자료 제출도 보장하고 있지 않아 자칫 학교측의 '거수기 위원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대학교육연구소의 '전국 국·공립대 재정위원회 구성 현황'에 따르면 상당수 국공립 대학에서 학교본부가 일반직 위원 추천에 개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규정에 학교 쪽의 자료 제출 의무를 명시한 학교는 단 두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시행된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충남대, 한밭대 등 38개의 전국 국공립대 가운데 35개 대학은 지난 달 현재 재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재정위원회는 보직교수 등으로 구성된 당연직 위원과 교원·직원·재학생과 학교발전에 기여하거나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사람중에서 추천을 받아 총장이 임명하는 일반직 위원 등 11~15명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반드시 일반직 위원은 교원과 직원, 재학생을 각각 2명이상 포함하고, 일반직 위원을 과반수로 하도록 했다.

하지만 직원과 학생을 법정 최소 인원보다 많이 포함한 대학은 한 곳도 없었으며 한밭대, 금오공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목포대 등 5개대학은 교원만 3명 이상을 포함시켰다.

일반직 위원 선정과정에도 학교 본부가 개입할수 있도록 규정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밭대, 강원대, 경북대 등은 교원 일반직 위원중 1명을 총장이 지명 또는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공주교대는 교원일반직 위원을 모두 교육지원처에서, 직원 일반직 위원은 사무국에서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청주교대의 경우 학부생 위원은 학생처장이 총학생회의 의견을 들어 추천하도록 했다.

대학발전에 기여하거나 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타' 일반직 위원도 총동창회나 관련 단체에서 추천하는 대학이 전체의 54.3%나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의 '재정·회계 규정'에 재정위원회의 자료요구 및 제출 관련 규정을 명시한 대학은 경북대와 경인교대 2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재정위원회는 국립대 재정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려고 만든 제도인 만큼 대학들은 위원의 자료 요구와 제출을 의무화하고 재정위원회의 내실있는 규정을 위해 규정을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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