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피부관리실 세균범벅 수건에 무면허 의료시술까지…

부작용 빈번 … 배상요구 묵살 위생관리와 화재대비도 '허술'

올해 초 최모(여)씨는 동네 피부관리실에서 얼굴에 수건을 덮고 등과 가슴을 마사지를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 얼굴 전체에 좁쌀 여드름이 돋는 등 부작용을 겪어 관리실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관리실은 이를 거부했다.

지난해 피부관리실에서 고주파 피부관리를 받은 하모(여)씨 역시 다리에 3도 화상을 입고 수술 치료를 받았지만, 흉터가 남아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외모가 경쟁력으로 여겨지면서 피부 관리실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장기 이용계약을 했다가 중도 해지를 거부당하거나 오히려 피부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피해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관리나 화재대비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피부·체형관리서비스'(이하 '관리서비스')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1만 4169건으로, '계약 해제·해지 관련 불만'(60.5%)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효과가 좋지 않거나 부작용이 생기는 등 '서비스 결과에 대한 불만'은 1712건(12.1%)이었고, '계약미이행'(불완전이행) 1544건(10.9%), 강매나 무면허 의료시술 등 '부당행위'는 1041건(7.3%) 이었다.

실제 소비자원이 서울과 경기지역 피부관리실 100곳을 조사한 결과 고가의 계속거래임에도 불구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는 업소는 82개(82.0%)였으며, 31개(31.0%)는 소비자의 계약해지 요구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피부관리실에서는 관리 도구에서 병원성 세균이 검출되는 등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다.

소비자원이 서울소재 피부관리실 20개 업소에서 사용한 해면과 수건을 수거해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25% 업소에서 모냥염 등을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이 검출됐다.

또한, 서울 20개 관리실 중 40%의 업소는 화재 등 재난 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나 완강기가 없었고, 화재에 대비해 내부 마감재료를 불연재료로 사용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