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의 날 민방공 대피훈련이 실시된 19일 훈련공습경보가 울리며 대전 중앙로가 차량운행이 통제되며 썰렁한 반면(위) 바로 밑 지하상가는 대피한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도로 위 차량들은 깜빡거리는 적색 신호등에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반면, 시민들은 자유로이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멈춰선 차량 앞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자전거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는 등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었다.
제399차 민방공 대피훈련이 실시된 이날 오후는 여느 날과 별만 다르지 않았다. 주요 도로에 경찰이 일부 차량을 통제한 것과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진 것을 제외하고는 한낮 오후의 풍경은 평소와 비슷했다. 주민센터와 우체국 역시 일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주택가도 마찬가지였다.
유성구 구즉동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강모(37·여)씨는 “집 안에 있으면서 민방공 훈련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는 들었지만 특별한 행동을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민방공 대피훈련 시, 가정에서는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고 지하나 대피소로 이동하는 것이 훈련 매뉴얼이지만, 지키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공습 상황 시 필요한 초동 대처능력과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습득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피 훈련이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일부 연구소와 정부 기관에서는 대피 방송을 듣고 훈련에 임하기도 했다. 유성의 한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이모(24·여)씨는 “지하 대피소에 모여서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다 흩어졌고 긴급하거나 실제 상황 같은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성구 장대네거리에서 민방공 훈련에 참여한 최종규(33·가명)씨는 “매번 하는 거지만 차만 멈춰 세운다는 느낌만 든다”고 말했다.
대전시 재난안전과 관계자는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조금이나마 대응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지속적으로 훈련 참여를 유도하고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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