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이 남성이 수사관들 앞을 다시 지났고, 수사관들은 이 남성이 선거팀장 김씨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이 잠적한 선거팀장의 소재지를 파악할 수 있었던 건, 김씨가 사용한 '대포폰'이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통화내역 분석을 통해 김씨가 가족과 지인 등에게 전화를 걸 때 사용한 하나의 '대포폰' 번호를 축출했다.
그 후 김씨가 대포폰을 사용할 때를 기다린 뒤 전화 송수신 기지국을 확인해서 위치를 파악, 검거할 수 있었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의 부친이 있는 서구의 한 추모공원을 다녀온 후 인근지역을 배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구속하고 도주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범죄 사실에 대해선 모두 자백한 반면, 도주 경위에 대해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먼저 자수했던 총무국장 임모씨의 상황과 판박이다. 총무국장 임씨는 전화홍보원 불법수당 지급과 컴퓨터 가공거래 혐의 등을 모두 시인했다. 하지만, 도주 경위와 조력자 등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해 왔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최근 검거한 선거팀장은 선거캠프 내에서 총무국장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며 “선거팀장이 도주 중에 김종학 전 대전시 경제특보 지인 윤모씨와 통화한 내역도 확인했다. 조력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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