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 탓에 그렇다고 창문을 닫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소음 피해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18일 새벽 1시 대전 서구 한 주택가. 경적을 울리는 오토바이 한 대가 굉음을 내며 인근 도로를 지나자 조용하던 주택가 전체가 소음으로 가득 찼다. 이번에는 머플러를 튜닝한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더니 다시 또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좀 전까지 정적이 흐르던 주택가는 소음이 퍼지기 시작했고 주민들의 밤잠을 깨웠다.
시민 이모(32·여)씨는 “여름철 무더위 때문에 힘들게 잠에 들어도 밤늦게 나는 오토바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기 일쑤”라며 “어린 아이가 잠을 자다가 깜짝 놀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늦은 밤에는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해 보인다.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호소했다.
경찰의 처벌기준 및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 자동차 등 소규모 폭주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예전에는 광복절이나 국경일 등에 출현한 반면, 최근에는 시도 때도 없이 1~2명이 소규모로 몰려다니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도 주요 출몰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을 펼치는 상황이다.
경찰은 특히 폭주행위에 대한 처벌기준을 대폭 강화됐다. 폭주행위로 적발되면, 기존에는 1개월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졌지만, 지금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폭주족들이 소규모로 움직이며 '치고 빠지는'행태를 취하다 보니 단속도 쉽지 않다.
한 경찰은 “단속에 들어가면 폭주족끼리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신저를 통해 단속 정보를 주고받아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경찰은 폭주행위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폭주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의 무법자를 뿌리 뽑아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폭주행위를 완전히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 스마트폰과 블랙박스 등을 통해 관련 영상을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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