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목동 넥센 2연전과 포항 삼성 2연전에 모두 패하며 4연패를 당했다. 이사이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는 SK와 KIA에게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전까지 올 시즌 첫 4연승(8·9일 롯데, 11·12일 KT)을 달리며 상위권 도약을 꿈꿨지만, 이후 4연패를 당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화로서는 연패보다 더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올 시즌 한화의 불펜 야구를 이끌고 있는 권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권혁이 흔들리면 한화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승리에 대한 계산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권혁은 지난 13일 목동 넥센 전에서 0.1이닝 2피안타 2실점 했다. 또한 15일과 16일 삼성과의 두 경기에서는 모두 패전을 떠안았다. 15일에는 0.2이닝 동안 6타자를 상대하며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 16일에는 0.2이닝동안 5타자를 상대해 2피안타 2볼넷 2실점했다. 한화는 2경기 모두 1점차로 역전패했다.
권혁은 올 시즌 10패째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 최다 패 부문 1위다.
더 심각한 부분은 8월 평균자책점이다. 18일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6.75다. 3월을 제외하고 가장 나쁜 수치다.
최근 3경기에서는 1.2이닝 동안 7실점이나 했다.
8월 피안타율도 3할1푼3리로 올 시즌 첫 3할대로 올라섰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82개로 최고치다. 다른 기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수치다.
권혁은 올 시즌 현재(18일 경기 전)까지 무려 63경기에 등판했다. 2012년 자신의 시즌 최다등판 기록에 1경기 남았다. 더욱이 올 시즌 92.2이닝을 던지며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이닝 81이닝(2004년)을 가뿐히 넘어섰다.
기록으로 살펴볼 때 권혁은 결국 체력 저하로 구위와 제구력이 떨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일단 한화는 권혁의 부활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대체 불가 선수기 때문이다. 권혁은 지난 5월에도 3경기 연속 실점을 했었지만 이후 다시 돌아왔다.
또한 한화는 선발투수와 신인투수들이 분발해줘야 한다.
한화는 올 시즌 107경기를 갖는 동안 선발투수가 484.1이닝, 구원투수가 465이닝을 던질 정도로 불펜 부담이 큰 상태다. 새 외국인 투수가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78로 활약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1군에 복귀한 탈보트와 배영수, 송은범, 안영명의 부활이 시급하다.
여기에 올 시즌 내내 1군에서 김성근 감독의 조련을 받은 김민우, 김범수, 박한길 등 신인 선수들이 활약해 줘야 한다.
타선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이용규가 빠진 자리가 크지만 최진행과 제이크 폭스 등 새로운 전력이 가세한 만큼 폭발력을 선보이며 투수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부진의 늪에 빠진 권혁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한화가 불펜진을 어떻게 재정비해 위태로운 5위 싸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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