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와 중교로 '차 없는 거리' 통합을 놓고 대전시와 중구, 상인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구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중교로 차 없는 거리가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서 대전시가 똑같은 아이디어를 장소만 바꿔서 들고 나온 것도 모자라 일방적인 통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대전시와 중구에 따르면 중앙로(옛 충남도청~대전역 1.1㎞)와 중교로(성모오거리~중교 970m) 차 없는 거리는 올해까지만 각각 운영되고, 내년부터는 통합돼 운영될 계획이다.
문제는 통합과 관련 모든 협의를 마쳤다는 시의 주장과 달리 중구와 문화예술의거리 상가번영회 측은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중구는 시가 추진하는 사업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교로 같은 경우 초기 반신반의 했던 상인들이 100만~150만원 씩 경품을 내놓을 정도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이를 무조건 통합하는 것 보다는 대안이나 대책을 더 생각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예술의거리 상가번영회 측은 통합 운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그동안 시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현재 매월 셋째주인 중앙로와 넷째주인 중교로 행사를 첫째·셋째주나 둘째·넷째주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건의한 적은 있어도 통합 운영에 동의한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장수현 상가번영회장은 “우리는 통합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중앙로는 시 행사고, 중교로는 중구의 행사라는 점을 시 도시재생본부장에게 분명히 말했다”며 “만약 시에서 통합하려고 한다면 중앙로 행사도 하지 못하도록 실력 행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에 투입된 수십억원의 예산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은 지난 2010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선정에 따라 추진된 사업으로, 도시재생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다. 시와 중구는 2012년 12월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완료하고,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62여 억원을 투입해 중교로를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조성했다.
해당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 중교로 차 없는 거리로, 일부 상인들은 소프트웨어가 없는 중교로 조성사업은 수십억원을 투입한 토목공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행사가 없어질 경우 현재까지 투입된 62여 억원의 예산에 대한 논란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중앙로와 중교로 각각 진행해도 좋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중구도 시에서 예산을 더 투입하는 만큼 중앙로에서 크게 행사를 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라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