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선거구 획정은 헌법재판소가 인구수 최다 지역구와 최소 지역구의 인구 비율을 2대 1 이내로 맞추라는 결정을 내린 뒤 이뤄지는 것이라 '지역구 통폐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없어지거나 합쳐지는 지역구의 현역 의원의 경우 새 지역구를 찾거나 동료 의원과 경합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기(氣)싸움이 치열해졌다.
중앙선관위가 정한 '선거구 재조정안'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인구 기준으로 상한선은 27만 8760명, 하한선은 13만 9380명이다.
충청권에서는 공주, 부여·청양, 보은·옥천 영동 등 3곳이 각각 인구 하한선(13만9380명)에 걸려 통폐합 대상이다.
유성, 천안, 아산 등 3곳이 인구 하한선을 기준으로 할 때 한 곳씩 선거구가 늘어날 수는 선거구다.
실제,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완구 의원의 부여·청양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의 공주도 합구 예정지역이라 여야 간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다 3선을 지낸 정진석 전 국회사무총장이 최근 공주 당협위원장을 맡아 출마를 준비중이어서 여권 내 이 전 총리와 정 전 총장간의 경선이 붙을 수도 있다.
이런 연유로 해서, 충청 정가 일각에선 공주에 계룡을 붙이는 안과, 부여 청양과 서천을 합치는 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으나 해당 선거구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 간 '불편한 관계'가 가시화된 지역도 있다. 박덕흠 의원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13만7761명)으로 인구 하한선에 미달이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의 증평·진천·괴산·음성의 인구수가 23만명을 넘어 괴산군(3만9000여명)을 보은·옥천·영동으로 합구해 선거구를 지켜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의견이 나오자 경 의원 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괴산은 경 의원의 고향이고 괴산군과 보은군은 지리적이나 문화적으로 하나의 지역으로 묶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증설 예정 지역에서도 현역 의원들이 유리한 쪽으로 선거구가 그려져야 한다며 신경전이 치열하다.
유성의 경우, 비례대표인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이 현재의 한 개 선거구를 갖고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선거구가 증설된다면 각기 유리한 쪽의 선거구를 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의 경우, 천안 갑은 인구상한선에 미달되나, 천안 을은 인구수가 34만여 명에 달해 분구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2013년말 충청권 의원 25명의 헌법 소원을 한 것이 계기가 돼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내려졌다”며 “충청의 인구수가 늘어난 만큼의 국회의원 선거구를 증설하는 데 충청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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