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여야에 스며들어 있는 옛 자유선진당계 인사들이 총선 공천 과정에서의 불만이 지역 정당의 촉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것도 한 이유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각 당내 옛 자유선진당계에 대한 다독거림의 수준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에서는 당면 과제 중 하나로 옛 자유선진당 출신들과의 화학적 결합 여부를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의 패인으로 옛 자유선진당과의 화학적 결합의 실패를 보는 것이다.
이는 구청장을 비롯한 옛 자유선진당 출신들이 대거 뛰쳐나가 보수성향 표심의 분열을 초래한 것이 지방선거 승패에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대전 중구·천안갑 조직위원장 공모에 뛰어들었던 일부 인사들이 내민 카드 역시 선진당계에 대한 배려였다. 그만큼 당내에서 피부로 느끼는 화학적 결합은 요원하다는 얘기다.
성완종 리스트 사태를 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지역 정당 출신이 어떻게 찬밥 신세가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시각도 나오며, 총선 공천 과정에서 선진당계가 완전히 배제될 경우, 지역 신당이 재출현할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지역 시·도당위원장들이 지역 정당 출현 차단에 매진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이 맥락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용기 대전시당위원장(대전 대덕)은 지난달 위원장직에 추대되면서 “지역정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정서는 이해하지만 답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김제식 충남도당위원장(서산·태안)과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은 경선에서 '보수의 힘' 결집 도모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분명, 지역 정당에 대한 열망은 존재한다”며 “중심이 될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존재가 나타나고 당이 재차 내년 총선에서 선진당계 포용 실패나 지역 정당에 대한 향수를 지워내지 못할 경우, 적잖은 난관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에 견줘 더 시급한 상황이다.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자유선진당 출신들을 흡수, 지역내에서 '여당'격 위치가 됐으나 여전히 기존 당내 인사들과 이들 간의 관계는 이질감이 적지 않다.
이들 인사들이 대부분 안철수 의원의 옛 새정치연합을 통해 합류했기에 일부 선출직을 제외하면 사실상 소외돼 있는 형국이다.
안 의원계로 분류되는 지역 인사 중에는 호남신당을 내세운 천 의원 측과의 연대를 고려한 듯한 행보를 보이는 이들도 상당수다.
또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친노(노무현) 진영에 맞서 호남을 근거로 한 비노 진영의 분당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역내 호남 출신 비중이 약 30%에 달하는 점 등에 미뤄 충청권 연대 가능성에 당에서는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문 대표가 휴가 후 첫 행보로 당 예산정책협의회에 합류, 대전과 충남을 돈 것도 이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올 정도다. 야당의 한 선출직 인사는 “지역 정당 출현을 차단하는 것이 총선 성패에 중대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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