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0년간 40조 원 이상이 투입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보유한 같은 충청권인 대전시와의 갈등도 감수해야만 하는 처지다.
김하균 도 경제산업실장은 이날 “과학벨트 신기술 창출과 성과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특구를 조성하겠다”며 “세종시와 충북도와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입지와 세부계획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MB정부 핵심 정책인 과학벨트 기능지구인 천안을 활용해 거점 시설 및 사업화지원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이번 계획의 주요 골자다.
또 세종시와 충남의 국책연구기관, 충북의 생명공학(BT) 클러스터 활용 때 연구개발특구로서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충남과 세종, 충북을 아우르는 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될 경우 미래 신성장 동력 찾기에 비상이 걸린 충남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같은 계획에 대해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연구개발특구 공급 과잉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해서다.
2005년 대전 대덕특구가 전국 최초로 지정된 이래 타 시·도에서 4곳의 특구 지정이 잇따랐다. 2011년 광주 및 대구특구가 선정됐으며, 이듬해에는 부산특구가 지정됐다. 지난 5월에는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전북특구가 지정됐다.
연구개발특구는 국립 정부출연연과 대학 등 공공연구기관의 연구 성과물인 개발기술을 기업에 이전 또는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혜택과 사업화 촉진을 위한 사업비 지원을 위해 조성된 지역이다.
특구가 이곳저곳에 조성되면 한정된 국가 예산을 쪼개 쓸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과학기술계에서 예산 활용 때 중요시 여기는 '선택과 집중 원칙'에는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대전시도 이같은 점을 불편해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충남도가 연구개발특구 조성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시가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면서도 “미래부가 신규 연구개발특구 지정 조건을 까다롭게 하려고 하는 동향이 있다”며 내심 도의 연구개발특구 조성 움직임을 경계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도는 불가피성을 거론하며 맞섰다. 김하균 도 경제산업실장은 “충남 경제는 중공업을 벗어나지 않으면 고전할 수 밖에 없고 앞으로 미래 성장동력 인프라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같은 점에서 연구개발특구 조성은 가장 현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제도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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