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관 정부부처의 요청에도, '돈줄'을 쥔 기획재정부가 두 차례나 탈락시켜 내년 착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6일 시에 따르면, 기재부 심의 결과, 현재까지 대전디자인센터 건립을 위해 산업자원부가 제출한 건립비용 50억원을 2016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지난 6월 1차 심의에서는 '보류'와 7월 2차에서는 '미반영'된 상태다. 남은 일정은 9일 열리는 3차 심의다. 3차 심의에서 반영되는 게 최선이지만, 여기서도 탈락하면 기재부에서의 마지막 심의 과정은 오는 28일까지 논의할 수 있는 소액심의뿐이다.
대전디자인센터는 관련 업체 육성과 중소기업 기술상품화 등을 통해 디자인산업을 발전시키는 전초기지로, 시는 건립 부지로 유성구 대전테크노파크 내 6600㎡(지하 1층 지상 5층, 2000평 규모)를 확보해놨다. 대구·경북과 부산, 광주 등 세 곳에는 설립돼 운영 중이지만, 충청권과 강원, 제주에는 없는 상태다. 사업비는 모두 200억원(국비 100, 시비 100)으로, 2013년 계획 수립 후 지난해 연말 연구용역 예산 등 11억5000만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디자인센터 건립 타당성과 전략 수립, 경제적 타당성과 기대효과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달말 결과가 나오면 하반기 실시설계 등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는 대덕특구의 연구개발 자원과 과학기술을 디자인산업에 접목해 지역 산업역량과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디자인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애초에는 정부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부설 기구 형태로 추진했다가 '대전시 독립기구'를 요구하던 디자인 관련 학계와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1년여간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산업자원부와 대전시, 한국디자인즌행원 등의 업무 협의에서 운영형태를 지역디자인센터(RDC)로 확정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디자인센터 건립을 요구해온 민간단체와 학계 등도 지난 5월 발기인대회 열고 민·관 추진단 구성 등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가 두 차례나 대전시와 산자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두 차례에 탈락 후 행정부시장을 비롯한 실무진들의 전방위적 노력과 특히, 대전에서 처음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해 국비 확보를 장담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약속이 3차 심의에서 통할지 두고 볼 일이다.
시 관계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3차 심의와 소액심의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고 이마저도 안되면 9월 열리는 국회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50억원 모두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확보되기만 하면 예정대로 내년에 착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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