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해 학교법인 대성학원 이사와 돈을 주고 채용된 법인산하 학교 교사 등 25명이 무더기로 기소되면서 교육계가 당혹감에 휩싸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검찰 기소에 15명의 교사들이 부정채용 혐의로 기소됐지만 현행법상 직위해제도 어려워 학생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25일 시험문제와 답안을 미리 알려준 이 학원 이사장 아들인 안 모(63)씨와 그의 부인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돈을 주고 교사로 채용된 교사 15명 등 모두 2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5년간 대성학원 산하 학교 5곳에 신규채용된 38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이 중 15명이 부정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설마'했던 교육계는 이번 대규모 기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 채용 대가로 적게는 5000만원에서 최대 2억2000만원까지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사채용비리 규모에 놀라워 하고 있다.
대성학원 재학생등 학생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검찰 수사로 비리채용으로 15명의 교사가 무더기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현행법상 이들 비리 교원들을 교단에서 퇴출시킬 방법은 없다.
대전시교육청은 후속감사를 실시해 비리가 있는 법인 관계자 이사장이나 이사는 해임 등 강력하게 처분하고, 비리가 있는 교직원은 징계 요건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관할청인 교육청은 징계를 '요청'할 수만 있는 상황.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교원의 임면권자가 직위해제를 할수 있지만 이는 강제 조항이 아니어서 실제 직위해제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학생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학급을 늘려주지 않거나 연구시범학교를 안해주지 않는 쪽으로 제재를 가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현행법에 한계가 있지만 신규교사 채용 시 교육장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7개 대전지역 사회단체는 이날 대전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히 돈을 주고 교직을 산 부도덕한 교사들의 배후에는 교장·교감 승진인사 비리에 연루된 자들이 있다”며 “검찰은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말고 승진인사 비리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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