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학 “로스쿨은 새로운 희망사다리…모교 후배 키우는일 의미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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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학 “로스쿨은 새로운 희망사다리…모교 후배 키우는일 의미 크죠”

로스쿨 경력법관 3명 배출… 단시간에 전국 5위권 진입 엘리트 의식 우려 … 학생들에 '능력·균형·긍휼' 강조

  • 승인 2015-08-05 14:17
  • 신문게재 2015-08-06 10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에듀스토리]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 손 원장은… 1961년 8월 10일생. 충남대 법과대 졸업.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전주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등 판사. 경기도 오산시 선거관리위원장. 2005년 충남대 법과대 교수. 충남대 기획부처장, 기획처장, 학생처장,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등 역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감리교학원(목원대)이사,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로 재직중.
▲ 손 원장은… 1961년 8월 10일생. 충남대 법과대 졸업.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전주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등 판사. 경기도 오산시 선거관리위원장. 2005년 충남대 법과대 교수. 충남대 기획부처장, 기획처장, 학생처장,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등 역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감리교학원(목원대)이사,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로 재직중.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열정(passion)'이다. 한번 시작한 일은 승부를 보자고 생각하는 그는 판사와 변호사를 거쳐 모교인 충남대에 부임한지 10년째에 충남대의 법학전문대학원 유치한 것을 비롯해 세종시 충남대 병원 진출, 충청지역 100대 강소기업 발굴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일궈냈다. 지금은 충남대의 명물이 된 도서관내 일명, '구구다방'도 학생처장 시절 그가 추진한 일 중 하나다. 매사 열정적으로 사는 그지만 그의 저변에 깔려있는 것은 바로 긍휼(矜恤)의 마음인 'compassion'. 받은 만큼 다시 사회로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그는 그래서 'passion'을 바탕으로 'compassion'을 실천하고 있다.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만나 지역 로스쿨의 앞으로의 방향과 그의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전국 최상위권의 충남대 로스쿨=손종학 원장은 지난 1월부터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장으로 재직중이다.

10년 전 각 대학들이 로스쿨 유치전에 나설 때 손 원장은 변호사 직을 던지고 모교에 와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추진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로스쿨 추진에 앞장섰다. 그리고 로스쿨 개원 7년만에 충남대 로스쿨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로스쿨 출신의 경력법관 임용에 3명이나 배출하는 등 전국적인 로스쿨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재판연구원 6명, 검사 5명을 배출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장기 군법무관 선발에서 5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손 원장은 “이제 충남대 로스쿨은 전국 톱 5위안에 든다”며 “전국 넘버원 국립대학이 충남대의 비전인데, 그 비전을 로스쿨을 통해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단시간에 충남대 로스쿨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은 개원 당시부터 일군 체계적인 교육 때문이다.

손 원장은 “변시 전담 교수를 둬서 실무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했고, 본부 보직을 맡기 전에는 공부 모임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번씩 사법연수원 수준의 실무교육을 가진 것이 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로스쿨 원장을 맡은 후 손 원장은 여기에 교수들의 사기를 위해 교수 휴게실인 '패컬티(faculty) 라운지'를 조성하고 발전기금을 모금해 매년 2명의 교수들에게 각각 150만원씩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서 특강제도를 마련했다.

손 원장은 “사법시험 존치 얘기가 많지만 이미 외고, 특목고 출신이 장악하고 있어 더이상의 희망의 사다리가 아니다”며 “오히려 로스쿨은 5%를 경제적 취약 계층을 뽑아야 하고, 특별 전형을 통해서 들어올수 있다”며 로스쿨의 육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교에서 재직 10년, '희망을 얘기하다'=손 원장이 변호사직에서 충남대 교수로 옮긴 것은 올해로 꼭 10년이 된다.

“로스쿨 준비한다고 학교에서 제의가 왔는데, 사실 처음엔 관심 자체가 없었다”는 그는 “생각해 보니 모교에서 후배들을 기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법대 교수로 처음 강단에 서보니 제가 앉았던 책상, 의자가 다 그대로더라구요. 교수가 돼서 다시 학교에 왔다는 생각이 감사했고, 후배들이 또 한없이 사랑스러웠습니다.”

학생들을 어떻게든 잘 길러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충남대 뿐만 아니라 지방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서울권 대학에 가지 못했다는 생각에 한번 정도는 좌절할 수 있어요. 그 친구들에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꿈을 심어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는 최근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가 더욱 안타깝다.

“길게 보라고 얘기해요. 요즘같은 100세 시대는 인생이 길어졌어요. 지금은 20~30년이라는 시간이 정년 이후에도 남았는데, 지금은 내가 어렵지만 20년뒤엔 바뀔수 있거든요. 그래서 성실하게 자기 길을 가고, 기본 실력을 가고, 언젠가는 역전될 수 있다. 희망을 갖자 얘기를 하죠. 지금은 모든 걸 보장하는 시대는 아지지만 대신 모든걸 할 수 있는 시대라고 봅니다.”

충남대에 부임한지 1년6개월만에 기획부처장을 맡아 로스쿨 유치를 시작으로 그는 기획처장과 학생처장 등 본부의 굵직한 보직을 계속 맡아왔다. 보직에 대한 욕심이 있었냐고 물으니 “사실 제가 기획부처장으로 있었을때 기획처장으로 모셨던 분이 지금의 정상철 총장님이시거든요. 그게 인연이 됐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판사로 생활한 그의 균형잡힌 새로운 시각이 조직에 도움이 된 것도 한 이유다.

실제로 손 원장이 보직을 맡을 때마다 그의 이룬 성과는 눈이 부시다. 기획부처장일때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성공적으로 유치했고, 기획처장이 되서는 당시 가장 큰 과제였던 충남대의 세종병원을 유치시켰다. 학생처장일때는 충청지역 100대 강소기업을 발굴해 기업의 홍보와 학생의 취업도 연결시켰다. 그리고 충남대 도서관에 일명 구구다방인, 카페 99번가를 오픈했다.

“99번가는 학생들이 쉼도 얻고, 힐링을 얻는 공간이예요. 졸업한 뒤에 모교를 생각할 때 떠올릴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해서 조성했는데, 다행히 전 구성원에게 호응이 높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학생들과 교수들의 휴게시설을 조성했다.

“사무실만 있던 시대는 지났다고 봐요. 쉼과 연구, 강의가 함께 어우려져야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판사경험 인생의 큰 자산=법조인으로 길을 걷다 이제는 예비 법조인을 키워내는 그에게 있어 법조인으로서의 길은 운명같도 같다.

충남대 법대 4학년 시절에 본격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하지도 않은 채 응시한 1차 시험에서 합격했고, 제대와 함께 응시한 2차 시험에 최종 합격해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됐다.

사법시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기에 사법연수원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판사는 균형 감각을 배울수 있겠다싶어 판사가 됐다. 실제로 그는 “재판은 양쪽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본부 보직을 맡게 되면 어떤 일을 추진할 때의 장점이나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게 되는데, 판사로서의 경험이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

판사를 거쳐 변호사 생활을 하다 지금은 예비 법조인을 길러내는 법학전문대학원장을 맡게 된 그는 후배들에게 세가지를 강조한다.

“우선은 능력(ablity), 그리고 균형(blance), 마지막으로 컴패션(compassion)이에요. 법조인이라면 능력이 있어야하고, 균형감각을 갖고 법을 해석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법조인이 됐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머리가 돼야 하고,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선택 받은 것이거든요. 우리가 사회 엘리트라는 자만에 빠지지 않고 다시 사회로 돌려주는 긍휼의 마음이 우리 법조인들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 그이기에 그는 자신을 '2% 부족한 사람'이 되기로, 그리고 되자고 마음 먹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 있는 직책이나 위치에 만족을 못해요.”

살다 보니 2%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는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 조직에 섬길수 있거든요.”

충남대는 현재 차기 총장선출을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모교 출신의 총장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손 원장은 단연 1순위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그는 손사레를 쳤다.

“기획부처장, 기획처장, 학생처장을 하면서 일해 보니 두렵더라구요. 결국 리더의 의사 결정에 따라 조직이 죽을수도, 살수도 있잖아요. 그 때 내공이 부족하구나라고 생각을 했죠.”

무엇보다 그는 단순히 '모교출신' 총장은 되고 싶지 않단다. “구성원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있어도 '그래 저사람은 학교 한번 맡아볼만 하지', '총장감이지' 라는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단순히 모교 출신이라고 학교를 맡는 다는 것은 대학에서도 좋은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학교에 온지 만 10년이 흐른 지금, 어색했던 모습은 이제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교육자의 그로 만들었다.

“공부하는 로스쿨을 만들기 위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교수님들이 다른 것은 신경 안쓰고 연구와 강의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하는 손 원장. 학교의 명운이 달린 굵직한 현안 해결에서 부터 학생들의 쉼터 조성 등 세세한 현안까지 꿰뚫어 보는 그가 그리는 대학은 어떤 모습일까. 열정이 담긴 만큼이나 앞으로 쌓일 그의 내공과 행보가 기대된다.

대담·정리=오희룡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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