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트레이드 드레스' 강화… 입체상표 등록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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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트레이드 드레스' 강화… 입체상표 등록 어려워진다

  • 승인 2015-07-30 18:41
  • 신문게재 2015-07-31 5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앞으로 상품의 기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형상이나 색채 등을 가진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는 상표권으로 등록받기 어려워진다. 트레이드 드레스란 모양, 색채, 크기 등 상품 및 서비스의 고유한 이미지를 나타내는 외관이나 장식 등을 말한다. 다른 음료수 병과 구별되는 잘록한 허리와 웨이브 문양을 가진 코카콜라 병 등이 대표적이다.

특허청은 트레이드 드레스의 기능성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체상표 등의 기능성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달부터 심사에 적용키로 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트레이드 드레스의 기능성과 관련된 판례가 없었다. 세부 심사기준도 미비해 자타상품을 구별하는 식별력 판단 위주로 상표심사가 이뤄졌다.

특허청은 우선 트레이드 드레스가 상표로 출원된 경우 식별력뿐만 아니라 기능성 여부를 중점 확인해 심사한다. 식별력이 없는 상표라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얻은 경우 예외적으로 상표로 등록될 수 있지만, 기능성이 지배적일 경우에는 상표로 등록받을 수 없다. 일부 비기능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기능성이 지배적이라고 판단되면 상표권을 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기능적 형상이나 모양 등에 독점적인 권리를 주게 되면 동종업계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의 이 같은 방침은 삼성과 애플 간의 스마트폰 디자인특허 분쟁에서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이 아이폰 외장은 기능성이 있어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결 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5월에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삼성전자가 아이폰의 외장(트레이드 드레스)을 도용했다는 애플의 주장에 대해, 아이폰 외장의 둥근 모서리 사각형은 제품을 휴대하기 편하도록 하고 내구성을 높여주며, 평평한 사각형의 디스플레이 화면은 화면 크기를 극대화하는 등 기능성이 있어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최규완<사진>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최근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시도되면서 제품의 형상이나 색채, 나아가서는 소리나 냄새까지도 상표로 등록받아 활용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다만, 무조건 권리만 확보하기보다는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나 제품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특허청은 31일 서울 역삼동 한국지식재산센터 19층 국제회의장에서 출원인, 변리사 등을 대상으로 '입체상표 등의 기능성 심사 가이드라인' 설명회를 한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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