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8일 올여름 온 나라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끝났음을 선언했다.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은 지난 5월20일 첫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69일 만이다. 사진은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대대적으로 펼쳐졌던 방역·소독작업 모습.
연합뉴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환자 발생 69일만인 28일 정부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사실상의 종식을 선언하자 시민들은 “69일의 악몽이 끝났다”며 반기면서도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종식 환영, 의료진에 감사” 안도=시민들은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안도하는 가운데 경제 등 앞으로의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100일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김모씨(36)는 “아기를 낳은지 얼마 안돼 메르스 사태가 터져 마음고생이 특히 심했다”며 “이제는 정말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돼서 더없이 반갑다”고 말했다.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한모(45)씨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매출에도 타격이 있었다. 하반기까지 메르스 사태가 이어졌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기도 싫다”며 “하반기에는 부디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 손문수 홍보담당은 “그동안 메르스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유통업계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며 “메르스 종식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활동은 물론 사은품 증정행사 등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란 대전예총회장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5,6월 공연성수기에 준비됐던 다수의 문화행사공연이 취소됐다”며 “메르스 종식과 함께 하반기에는 지역문화계도 활기를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후속 대책에 만전을” 촉구=사실상의 종식선언은 반갑지만, 이 기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두 번 다시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송병두 대전시의사회장은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짚어야할 부분은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가 컸다는 점이 문제였다고 본다. 메르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염예방수칙을 지키면 능히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공포는 커져만 갔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났다. 아직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할 시점이 아닌데도 정부가 이번에 선언을 한 것은 경제를 살리자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종식선언은 잘 한 것이라고 본다. 다만 감염병은 계속될 것인데 이번 같은 혼란이 없으려면 보건쪽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자신있게 소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보건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디계 최대 규모 페스티벌인 대전블루블랙페스티벌을 준비했다가 메르스 여파로 취소했던 장소영 몽땅클래식 대표는 “일단 메르스로 인해 상반기 공연이 날아가 버렸다. 하반기에 공연을 한다고 해도, 가을에 모든 행사가 몰릴 것이기 때문에 작은 규모 행사는 대관이나 장소 마련 등에서 밀리기 마련이다”며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소규모 예술단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상당수 청년예술가들이 놀고 있는 상황이다. 이쪽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지만, 이제는 소 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화예술단체 뿐만 아니라 경제, 의료 등 메르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각 분야의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효율적인 대처 시스템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정동 연대기획국장은 “메르스 환자들이 늘지 않고 진정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됐다고 끝이 아니라고 본다. 확산된데 대한 원인을 밝혀내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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