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변호사 성공보수 못 받는다

대법원, 약정 무효 첫 판결 … 23일부터 적용

앞으로 형사사건 관련 변호사가 의뢰인으로부터 성공보수를 받을 수 없게 된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허모씨가 성공보수 1억원은 지나치게 많아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니 이를 돌려달라며 변호사 조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대법원은 그간 사건 종류를 불문하고 성공보수 약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금액이 부당하게 과한 경우에만 신의성실 원칙을 들어 일부를 무효라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이 내려진 23일 이후부터 형사사건에 대해 체결한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고 판례를 뒤집었다.

형사사건에서 '성공'은 불기소나 구속영장 기각, 무죄와 같은 수사나 재판 결과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를 대가로 금전을 주고받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 도덕관념에 어긋나고 건전한 사회질서에도 위반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대법원은 사법불신의 원인을 잘못 파악한 판결을 조속히 폐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협은 “대법원이 부정적 측면만 보고 성공보수 약정 전부를 반사회적 행위로 몰아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무리한 형식논리적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