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 기능 강화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졌지만, 막대한 재원 마련과 적자 운영, 의료계 반발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해법이 주목되고 있다.
대전시는 27일 대회의실에서 대전의료원 설립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한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되는 추진위는 의료원이 개원할 때까지 운영되며, 지난해 9월부터 가동됐던 실무협의회에서 나온 의견을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역할을 맡는다.
가장 중요한 재원과 특성화사업, 부지, 규모, 사업방식 등 설립방안에서부터 직영과 위탁, 협진 등 운영방안, 그리고 낮병동, 보호자 없는 병동, 호스피스 병동 등 서비스 모델 등을 논의 결정한다.
시는 추진위에서 도출된 의견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재원방안으로 거론되는 국비 확보와 민간투자사업방식(BTL)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대전의료원은 3만3000㎡에 3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지방의료원)으로 건립할 예정으로, 감염병 예방 의료안전망과 복지차원에서 추진하는 권 시장의 10대 브랜드사업 중 하나다.
최대의 난제는 1509억원(건립비 1500억, 용역비 9억)에 달하는 재원 확보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비확보가 상당히 어렵지만, 지방의료원 설립과 운영법을 적용하면 지원 가능한 근거가 있어 정부와 정치권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며 국비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설립타당성과 기존 의료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대전발전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다음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의료원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만큼, 국비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그래서 BTL도 검토 중이지만, 장담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재원을 줄이기 위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대청병원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위치와 인근 종합병원과의 마찰 등을 이유로 수면 아래 가라앉은 상태다.
의료계의 노골적인 반발도 해결과제다.
황인택 을지대병원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의 병상 과밀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또 병원을 짓는 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권 시장이 고문으로 활동했던 (사)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 이사장이었다. 지역여론이 똘똘 뭉쳐도 어려운 마당에 의료계의 동의조차 얻지 못한다는 점에서 국비확보 가능성은 비관적이라 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연간 20억원의 운영적자 등 설립 후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공공의료와 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원활한 재원 마련과 기존 의료계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특성화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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