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 인구가 급속히 유입되면서, 4개 기관간 떠넘기기 민원에 대한 시민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지역민과 4개 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월 시 및 시교육청 출범 후, 애매한 업무 경계선이 이 같은 현상의 도화선이 됐다.
학생 수요 폭발에 따른 신설학교 건립 필요성에 따라 계획에 없던 미르초·새롬중 설립 과정은 시교육청과 행복청간 줄다리기 민원으로 가시화된 바 있다.
출범 직후 학교설립 권한이 행복청에서 시교육청으로 넘어간 데 따른 혼선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빛초 통학구역 조정 및 도담초 공동 학구 반대 움직임 속에서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행복청과 시교육청, LH, 시청 역할론은 난제로 작용했다.
신설 학교설립을 논하려면, 행복청과 LH가 행복도시 토지이용계획 변경 협의를 진행해야하고 시교육청은 교육부 투융자 심사를 통한 설립 타당성을 확보해야하는 복잡한 구조를 알기가 쉽지만은 않다.
기관간 민원 떠넘기기 고착화에 대한 볼멘소리가 지속적으로 터져나오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2012년 3월 완공 후 방치를 거듭하다 반년 이상 무료 이용이란 비효율에 직면한 한솔수영장과 여전히 방치된 첫마을 휘트니스센터 역시 해묵은 책임공방 소재다.
첫마을 인근 국도1호선 및 고속도로 소음 문제 역시 행복청과 LH, 한국도로공사 책임 소재 공방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말 시교육청, 지난달 시청의 신도심 신청사 이전은 이 같은 문제를 더욱 수면 위에 떠올리고 있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개선 등 대중교통 여건 개선과 복합커뮤니티센터 이관 후 리모델링 비용 발생 비효율 등에 있어 행복청과 시청간 애매한 업무경계는 시민들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세종시 교육행정협의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상 시장과 교육감을 넘어 행복청장 참여 필요성이 시의회로부터 제기된 점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있는 대목이다.
세종시에 가면 행복청, 행복청에 가면 세종시, LH에 가면 시교육청, 시교육청에 가면 행복청·LH로 업무를 떠넘기는 관행 만연이 세종시 발전을 저해하는 최대 악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행복·세종 실무협의회에 행복청과 시를 넘어 시교육청 참여까지 확대됐지만, 시민 참여가 결여된 점에 대한 개선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온빛초 학부모 A씨는 “기관마다 시민 대응에 천차만별이다. 주요 기관간 통합 민원이 구축됐으면 좋겠다”며 “기관 입장을 이해하다가도 이곳저곳 계속 기웃대는 느낌이 들면 화가 난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문제를 제기하면, 제 기관이 한데 해법을 제시해주는 선진 민원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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