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춘희 정무부시장 |
1995년 민선 지방자치 부활 후 탄생한 첫 여성 정무부시장으로, 민선 6기 권선택 대전시장의 공약이기도 했다.
취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많았던 논란은 전문성이었다. 그동안 주로 소위, '사'자나 박사, 고위관료 등의 전유물이던 자리에 느닷없이 특정분야의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사가 내정됐기 때문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백 부시장은 청주여상 출신으로 대전생활체육회 자원봉사단장, 정당 여성위원장, 권선택 후보 캠프 여성총괄본부장 등을 지낸, 말 그대로 의외의 인사였다. 여성 정무부시장 탄생을 고대했던 여성단체에서조차 '출신'과 '경력' 등을 거론하며 노골적으로 비하할 정도였다.
당시 논란이 되자, 백 부시장은 권 시장에게 '내게 과분한 자리'라며 여러 차례 고사했다. 그러나 권 시장은 놓지 않았다. 숱한 논란 속에서도 직접 찾아가는 삼고초려끝에 백 부시장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권 시장은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서민의 삶을 보듬는 시정을 위해 가장 잘 보좌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강조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얼마 전 공식 행사 후 사석에서 백 부시장은 만났다던 여성단체 모 인사는 “일부에선 여전하지만, 대체로 호의적인 분위기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 사상 처음으로 백 부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분야와 보건복지여성분야의 업무를 맡은 주인공도 됐다. 국회와 정치권, 각종 사회단체 등을 주로 담당했던 과거와 달리, 실제 구체적인 업무가 주어진 것이다. 어땠을까.
문체국 모 과장은 “사실 많은 업무 때문에 본청은 물론 산하기관과 사업소 직원들을 일일이 챙기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여성이라 그런지, 그런 부분을 챙기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섬세했다”고 말했다.
복지국 관계자는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컸지만, 앞으로 다른 정무부시장에게도 특정분야 업무를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백 부시장은 “1년 동안 휴일도 없이 다니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져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며 “하지만, 내가 믿고 나를 믿었던 분(시장)에게 끝까지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잡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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