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초기 주민과의 만남을 먼저 요청하고, 운동도 함께 즐기는 등 소통을 강조하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에 지역민들 사이에선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날선 비판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23일 충남도 등 각 기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7개월여간 기관장들과 주민간 대화의 기회는 사실상 전무했다. 우선 도는 주민과 간담회 등 특별한 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에 하던 시ㆍ군 방문 간담회도 하지 않았고, 대신 정책현장 방문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자면 가뭄현장이나 백제유적지구, 관광지 개발 무산으로 반발이 거셌던 안면도 현지 방문 등에 치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뭄현장도 발생 후 방문에 그쳤고, 안면도 역시 개발 무산 후 사과방문 정도여서 사전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한 상황 관리나 설명, 대책마련 등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제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들에 대해 도가 도와주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현장방문 이었다”며 “후반기에는 시ㆍ군 방문 간담회 등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충남경찰청은 도민들에게 호평 받았던 여민동락 치안정책보고회를 지난해 10월6일 이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다.
박상용 청장에서 지난해 12월4일 김양제 청장으로 교체된 후 소통이 적어진 것이다. 이 보고회는 지역민이 평소 느꼈던 경찰 활동의 장ㆍ단점 등을 직설적으로 문ㆍ답하며 궁금증을 풀어주고 치안시책에 반영하는 등 이색적인 방법으로 주목받았다. 경찰은 “최근 여민동락 보고회를 계획했지만 메르스로 연기했다”며 “일선서 방문이나 방범대와의 오찬간담회 등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기영 도의장은 간담회는 전혀 마련하지 않았으며, 민원인이 찾아오면 접견했다. 이 외에도 충남개발공사나 대전지법 홍성지원, 대전지검 홍성지청 등도 기관장과 주민간 간담회 등은 전무했다.
해당 관계자들은 “특별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김지철 도교육감의 소통 행보는 눈에 띈다.
김 교육감은 학생들과 직접 만나 가감 없는 대화를 하는 원탁토론회, 도교육청 모니터단 100여명과 교육감의 대화, 지역으로 찾아가는 교육감실, 강당 바닥에 앉아 학생들과 함께 특강 등을 들으며 대화하는 학생 희망심기 활동 등을 통해 도내 90여개 학교를 방문(1년간 160곳) 했다. 이렇게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학생만 2500여명이 넘고, 학생들과의 토론내용은 즉시 교육정책에 반영됐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교육감은 소통하는 것을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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