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3일 이완구 전 총리가 참석한 고위 당정청 모임서 가시화된 후, 120일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새누리당 세종시당 및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22일 저녁 회동은 이완구 전 총리 재임 시절 협의 후 120일 만이자, 지난 5월15일 총리 공백 속 모임 기준으로는 68일 만에 재개됐다. 지난 6월18일 황교안 신임 총리 취임 후 첫 회동이라는 점, 메르스 사태 해소 국면 속 만남이란 점에서 높은 관심을 모았다.
당 차원에서는 김무성 대표 외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황진하 사무총장, 정부 측에선 황 총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핵심 내각이 총출동했다.
청와대는 이병기 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현기환 정무수석이 참석, 이날 모임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알렸다.
초점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박근혜 정부 4대 개혁 과제 추진에 모아졌다.
노동개혁특위 위원장에 이인제 최고위원을 내정하는 등 후속 조치도 진행했다. 국회 심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의 본회의 통과와 경제활성화 방안 마련, 메르스 대책 지속 등 폭넓은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 국민적 관심사와 지역 핵심 현안 논의는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중앙 현안으로는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8·15 특별사면 등이 대표적이고, 정부 현안으로 2년4개월여 공전 중인 신설 정부부처 이전 고시 논의도 제외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10시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관련 제안이 이뤄졌던 만큼, 현 정부의 세종시 정상 건설 의지에 재차 물음표를 달았다.
유한식 세종시당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행복도시건설특별법상 타당성을 확보한 신설 정부부처 이전을 조속히 이행해달라”며 “세종시 정상 추진은 정부와 여·야를 막론하고 합심해야하는 과제다. 더이상 미룰 수없는 과제”라는 말로 정당성을 역설했다. 유 위원장의 바램과 달리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면서, 원외 인사라는 한계를 절감했다.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 내년 총선을 겨냥, 신설 정부부처 이전 고시마저 정치적·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곱잖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최대 2년4개월여간 미뤄온 과제를 또 다시 총선에 활용할 경우, 충청권 역풍을 맞이할 것이란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을 중심으로 여야 구분없이 중앙 정치권에 강력 대응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시당이 전혀 힘을 못내고 있고, 신임 황 총리도 정부부처 비효율 개선에 대한 진지한 구상을 내비치지않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과천 해프닝에서 보듯, 하나의 당론을 못모으고 있다. 지역 정치권이 합심해서 올해 안 가시화에 총력 대응해야할 것”이라는 일침을 가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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