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시 대부분이 담보대출 제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출규제가 오히려 부동산 거래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으로 구성된 가계부채 관리 협의체는 지난 22일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상환 방식을 일시상환이 아닌 분할 상환 방식으로 강화하고 대출 심사 기준을 담보 위주에서 상환능력 위주로 변경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부동산 실수요자들이 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동산 거래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벌써부터 부동산 중개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시 상환기간을 20~30년 가량 설정하는 경우가 많고 거치식 담보대출을 통해 초기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대부분인데 이마저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는 이번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의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당초 정부는 빚을 내서 집을 매입해야 하는 정책을 펼치다가 이제는 대출을 규제해 집을 사지 못하게 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기존 매물에 대한 거래는 당분간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신규 분양시장은 오히려 기를 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분양시장까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내년부터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일부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출 규제 대상에서 오히려 집단대출은 제외됐기 때문에 기존 주택 거래보다는 신규 분양시장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금리가 바닥이라는 인식 때문에 대출 수요가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분양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상담사는 “오히려 분양시장이 투기시장으로 변질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이 서민들의 부담만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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