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이문제]300m간격 잇단 유턴표시…불법 좌회전 전용공간됐다

[이현장,이문제]300m간격 잇단 유턴표시…불법 좌회전 전용공간됐다

수침교~용문네거리 구간, 300m 간격으로 2개 설치 극심한 정체에 골목 진입 차량으로 인한 충돌사고 위험도

  • 승인 2015-07-22 18:32
  • 신문게재 2015-07-23 7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 불법 좌회전 구역으로 변질된 서구 용문동 계룡로 1차선의 유턴구역. 유턴차선에서 차량 두 대가 연이어 불법 좌회전해 골목으로 들어가고 있다.
▲ 불법 좌회전 구역으로 변질된 서구 용문동 계룡로 1차선의 유턴구역. 유턴차선에서 차량 두 대가 연이어 불법 좌회전해 골목으로 들어가고 있다.

도로 1차선에 마련된 유턴차선이 좌회전을 위한 전용공간처럼 변질돼 교통혼잡과 사고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교차로에는 정작 좌회전 신호가 없고, 직진 차선에 유턴차선이 2개 연속 조성돼 뒤 차량이 급제동하거나 무리한 좌회전에 따른 보행자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의 현장은 대전 서구 용문동의 인근 계룡로 1차선. 수침교와 용문네거리 사이에 위치한 이곳에 유턴이 허용돼 차량이 길게 항상 꼬리를 물고 정체현상을 빚는 곳이다.

22일 현장을 찾았을 때 정체 행렬의 가장 앞에 있던 차량은 왼쪽 점멸등을 켜고 정차한 채 맞은 편 차량의 진입을 살피는가 싶더니, 유턴이 아니라 좌회전하며 맞은편 골목으로 사라졌다.

뒤어어 두번째 차량도 흰색 점선인 유턴구역에서 버젓이 좌회전 하듯 맞은편 도로 4차선을 횡단해 골목으로 곧바로 진입했다. 오히려 해당 유턴구역에서 유턴하는 차량을 찾기 어려웠고, 불법 좌회전 차량이 도로를 빠르게 건너 골목에 진입할 때 보행자와 자주 마주쳤다.

보행자들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차량이 진입하자 흠칫 놀라거나 운전자에게 불쾌한 표정을 짓기 일쑤였다. 현장에서 만난 최모(62)씨는 “이곳은 좌회전 신호가 없는 교차로를 통과한 후 유턴구역을 이용해 좌회전을 곧잘 하는 곳”이라며 “자전거 탄 사람들은 생각 못한 곳에서 차량이 다가와 깜짝 놀라는 모습을 종종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서구 용문동 계룡로 위의 유턴구역이 300m 간격으로 두 곳이나 설치됐고, 정작 교차로에는 좌회전 신호가 없다는 점이다.

해당 유턴구역에는 횡단보도도 멀리 떨어져 있어 1차선에 차량이 멈출 일이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곳으로 이곳에서 300m 전방 용문네거리에 유턴구역이 하나 더 있다. 해당 구간은 지난 2007년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거쳐 유턴 신호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계룡로와 유등로가 만나는 수침교 끝지점에 좌회전 신호를 주면 대기 시간이 길어져 교통체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때문에 평면 유턴 신호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해당 유턴차선이 좌회전 전용공간처럼 사용되고 300m전방에 유턴차선이 하나 더 있다는 점에서 교통흐름 방해를 감수할 만큼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해당 유턴구역에 멈춘 차량에 직진 차량이 불편함을 겪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침교 끝자락에 좌회전 신호를 만들면 소통저해가 우려된다”며 “용문동 계룡로 상의 유턴구역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수습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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