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현 온빛초 교장 |
우리 학교도 올해 개교와 더불어 시교육청 주관 자립형 혁신학교로 지정받았고, 구성원들은 자주 '행복한 학교생활'을 언급한다. 하지만 '혁신과 행복', 두 낱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혁신하려면 자신의 가죽을 벗겨내는 듯한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혁신학교 근무자들 경험을 들어봐도, 여타 학교에 비해 힘들다는 사실을 수없이 확인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 고통 뒤에 더 큰 보람과 행복감을 맛본다는데 있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일부러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란 의구심도 들었다.
온빛초에 모인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서, 이는 기우였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깨닫게 됐다. 새로운 학교는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학교'라고 정의하고 싶다.
학생들이 행복한 가운데 배움과 꿈이 일어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가치가 품성으로 자리매김하는 곳이다. 그동안 우리 교육현장에서 한없이 왜소화된 교사들에게 날개를 달아드리고 싶다. 휴직 중 혁신학교 교사 모집 면접고사에 응하기 위해, 먼 미국 생활을 뒤로하고 급거 귀국해 발령받은 분의 열정을 확인했기에 더욱 그렇다.
올 초 개교준비팀과 주말마다 '어떤 학교를 만들까'란 과제로 야밤 토론을 수시 반복했다. 그 결과 현재의 학교상과 교육과정을 만들어냈고, 계속 실천·보완하면서 따뜻한 감성과 밝은 지성의 민주학교를 만들어가고 싶다.
'목적을 위해 교사·학생·학부모를 대상화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면, 교육은 교육주체간 인격적 만남을 통해 '진정한 목표'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끝없는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배움의 공동체를 지향하겠다. 그래서 줄세우기 경쟁을 없애고, 대회나 시상제도, 임원제도 등도 만들지 않았다. 합리적인 의사소통에 기반한 민주 학교실현으로 나아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다모임, 학교·학부모 대표자 월례회의, 전체 교직원 협의회 등 다양한 의사결정 구조 결성은 이의 일환이다. 전문 학습 공동체도 함께 만들어서, 선생님들이 수업 외 업무에 빼앗기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 업무정상화팀 구성·운영과 담임 업무 제로화, 교육활동 행정지원체제 구축 등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 있다.
교과서 중심 교육을 떠난 전인교육 실천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침마다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교실에서는 담임 선생님이 밝은 인사로 아침맞이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아이들도 갈수록 눈 맞춤도 잘하고 씩씩하게 인사도 잘한다. 전학 온 학생들의 반응도 '좋아요', '행복해요', '많이 달라요', '재미있어요' 등 긍정 답변이 많다. 우리가 지향한 행복한 학교 꿈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아, 아침마다 행복감을 느낀다.
가명현 온빛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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