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고교야구 유망주로 무대를 평정했던 한 학생은 꿈꿔왔던 프로야구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했다.
지금도 TV를 통해 함께 운동했던 선·후배들의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아쉬움이 크지만 이제는 소프트볼 심판으로, 또 야구관련용품 매장에서 종사하면서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중구 대흥동 야구용품 대리점인 MK 스포츠에 근무하는 류덕현 (33·사진)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대학교 3학년까지 10여년 간 엘리트 야구선수로 활약하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웠다.
고교시절 한 학년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동급 학년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큼 유망주로 평가됐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하며 내리막길을 걷게 됐고 끝내 프로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내려오게 됐다. 그의 야구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진 결정적 계기는 학창시절 코치의 권유로 투구자세를 교정하면서였다고 한다.
투구폼 교정 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공을 던질 때 마다 어깨에 통증이 나타났고, 인대에 이상이 생기며 줄곧 부상을 달고 살게 됐다.
류씨는 “선배들을 제치고 연습경기에서 선발 오더를 받으며 준비하던 시기에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며 “이후 10개월간 재활을 끝마치고 다시 공을 던졌지만, 구속이 주는 등 예전 같은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강속구를 뿌리듯 예전 같은 실력은 발휘는 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는 동국대학교 야구부에 진학했다. 하지만, 한 번 당한 부상은 매번 그의 발목을 잡았고 졸업을 1년 앞두고 야구공을 놓게 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하면서 프로 무대만 보며 달려왔는데 부상을 당하면서, 생각지 않게 빨리 공을 놓게 됐다”며 “실력이 부족해 그만뒀다면 아쉬움이 덜하겠지만, 부상으로 인해 꿈을 접게 되니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류씨는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같은 걱정은 기후였을까 그는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현재 야구관련 직업을 갖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소프트볼 심판과 야구용품 매장에서 일하면서, 야구를 좋아하는 동호회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류씨는 “야구선수로서의 경력이 있어 소프트볼 협회에서 심판 요청이 들어오면서 시작하게 됐다”며 “소프트볼 심판 중 운동을 한 사람이 나 밖에 없어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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