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게임물 공급총책 잡고보니…

컴퓨터 프로그래머 전공 40대, 바다이야기 등 제조, 전국 유통 승리조작 장치 설치해주고 대당 4만원식 돈벌이

일명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사행성 게임물을 전국 불법게임장에 제조·공급한 총책이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생활질서계는 불법 사행성 게임물을 유통한 혐의(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위반)로 이모(42)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씨는 2012년 3월부터 최근까지 대전 서구 월평동 일원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바다이야기, 황금성, 고래신 등 사행성게임물을 불법게임장 업주들에게 공급·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무선콜장치'를 설치해 승리조작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설치해 주는 대가로 대당 5만원씩 돈을 받는 방법으로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 게임장에 유통되는 '영업버전'프로그램 대부분은 손님이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설계, 당첨 확률에 불만을 품은 손님이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있어 업주들은 콜장치를 이용해 당첨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손님의 기분을 달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씨는 게임기 전원을 끄면 불법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정상 게임이 작동되도록 조작, 업주들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할 수 있었다.

가구점을 운영하던 이씨는 영업부진으로 폐업을 하고, 2013년초 불법게임장에서 근무하다 자신의 전공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기술을 살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가 전국 일대를 돌며 사행성게임물을 공급하고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을 것으로 보고 계좌 추적 등 부당이득금 회수와 함께 사행성게임물을 제공받은 업주에 대한 추가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박종민 대전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대전 시내 불법게임장에 사행성게임물을 제공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피의자의 주거지 부근에서 약 20여 일간에 걸쳐 잠복 근무를 하며 사행성게임물을 제작·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피의자를 검거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