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민선 6기 출범 후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권선택 대전시장이 직접 새로운 개념 설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그동안 추진해온 친수구역 사업에 대한 방향을 재설정하기 위해 전담팀 구성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일방통행식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을 인정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권 시장이 후보 시절, 대규모 주거지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민선 6기 출범 후 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환경문제를 주장해 온 시민단체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호수공원을 축소하고 수변구역을 보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아파트 부지와 세대 규모도 축소될 전망이다. 하천과 아파트 부지 사이의 거리를 더 넓히고 특히, 요구가 많은 학교시설 용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애초 4800가구(4개 블록)가 들어서려던 아파트가 얼마나 축소될지 주목된다.
이 사업의 방향 수정은 전날, 권 시장의 문제 제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
권 시장은 실·국장들과의 주간업무회의에서,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은 일관성 측면에서 전면 백지화는 어렵지만, 일부 문제가 있다면 보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친환경적, 저비용 고효율, 원도심 영향 최소화' 등이라는 방향까지 제시한 권 시장은 “새로운 개념설계가 필요한 만큼, 전담팀을 꾸려달라”고 지시했다.
민선 3기에 계획된 이 사업은 5기가 들어선 다음, 이명박 정부 핵심사업인 4대강 사업과 맞물려 호수공원 조성사업으로 추진했지만, 국비확보에 실패했다. 그러다가, 호수공원 면적을 축소하고 주택과 상가 등이 들어서는 계획으로 수정해 친수구역 조성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민선 6기가 들어선 후에는 갑천 좌안 도시고속화도로 폐지구간을 추가로 편입해 호수공원과 공동주택 면적을 넓히는 등 모두 5300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서구 도안동과 유성구 원신흥동 일원 93만3970㎡에 조성하는 사업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높은 보상가를 요구하는 토지주들의 반발은 기본이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재정문제와 환경파괴, 사업성 등을 내세우며 백지화까지 요구했다. 여기에다, 대규모 신규 개발은 민선 6기 정책 기조의 핵심 중 하나인 도시재생에 어긋나는데다, 재검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공사가 공동주택 사업을 모두 차지하려다, 지역의 민간기업에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시 도시주택국과 갈등까지 빚는 등 안팎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일방적인 추진, 환경과 비용문제, 학교시설 용지 확보 등 여러 논란과 요구가 있어 세부 사업 규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며 “8∼9월 두 달간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새롭게 수정된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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