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은행나무 열매는 중금속 함유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예산을 투입해 전량 폐기처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시범적으로 친환경 방역에 투입한 결과, 효과가 입증되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0일 동구에 따르면 은행열매로 정화조 유충을 퇴치하는 방법은 양파그물망 등을 이용해 은행열매와 잎 3㎏ 정도를 정화조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동구는 작년 은행 추출 성분 중 플라보노이드, 터페노이드가 살충·기피 효과가 있는 것에 착안해 삼성동 보건지소, 가양1동 주민센터, 가양119센터 등 관공서를 중심으로 7곳, 10개 정화조에 은행을 넣어 유충 개체수를 확인해 왔다.
그 결과, 정화조 내 유충 개체수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확연히 줄어드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에 따라 화학 약품을 사용한 방역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면서 예산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정화조 1개당 화학약품을 이용한 방역은 하절기(6~8월)에만 월 15만원 정도가 투입되며, 1년 동안 총 60여 만원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는 이번 은행열매를 활용한 친환경 방역 외에도 지난 5월 모기 유충 퇴치용 미꾸라지를 대량 구입해 2차례에 걸쳐 관내 주요하천(대동천, 가양복개천, 판암복개천)에 방류했다.
특히 지하 층의 물고임 현상으로 다수의 유충이 서식해 매년 모기떼로 고생했던 홍도동 경성아파트, 가양동 평화맨션은 미꾸라지 투입 후 유충이 크게 줄면서 모기떼로 인한 주민 불편이 해소된 바 있다.
김제만 동구 보건소장은 “본격적인 하절기에 돌입함에 따라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비상방역체계를 가동 중”이라며 “자연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친환경 방역 방법을 점차 확대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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