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계획도, 로드맵도,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2년4개월 여를 흘려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지역 정치권과 세종시, 행자부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는 사실상 새정부 출범 원년인 지난 2013년 3월 조직개편과 함께 출범했다.
출범 직후 행복도시건설특별법 제16조(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2항의 이전 대상 제외 기관(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여성가족부·안전행정부)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행복도시 이전 수순을 자연스레 밟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동법 제16조 1항은 2년4개월여가 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다.
현 행자부 전신인 안전행정부 장관은 중앙행정기관 등을 행복도시로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조항이다.
출범 직후부터 본보를 넘어 수많은 언론사가 수십차례 이상 질의·보도한 '후속절차' 이행시기는 여전히 안갯 속이다.
그 사이 미래부는 과천 둥지에서, 해수부는 세종청사에서 기약없는 유랑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해수부 직원의 90% 가까이가, 미래부 15% 수준 직원이 세종시 주택에 당첨됐고, 배우자 교원 일부도 세종 교육에 자리를 잡았다.
또 미래부 40여 명과 국민안전처 45명 공무원은 서울로 역통근(?) 딜레마에 빠져있다. 미래부 이전에 대비한 신청사 대체 부지마련 및 건립계획 등도 전무하다.
행자부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세종을 넘어 과천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등 향후 입지 결정 여부에 따라 거센 후폭풍을 확산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세청 맞은편 정부세종2청사 내 900여명 공간의 7개월여 방치도 업무 방기를 떠나 현 정부의 세종 홀대를 여실히 드러내는 단면이다. 이곳 입주가 유력했던 국민안전처(중앙소방본부 포함)와 인사혁신처 역시 조직개편 후 8개월째 제2의 유랑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옛 안전행정부 명칭도 8개월째 행복도시특별법 개정안 계류와 함께 지속 사용되고 있다.
결국 세월호 사태와 2014 지방선거, 메르스 여파 등 이제는 더이상 둘러댈 지연 사유도 마땅치않은 상황을 맞이했다. 또 다시 시간끌기를 지속하다 내년 총선을 넘어설 것이란 자조섞인 비난이 지역 사회에 고조되고 있다.
현 정권에 대한 충청권의 총선 심판론도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안인 만큼 대통령 결단이 쉽지만은 않은 과제”라며 “하지만 이제 더이상 미룰 수있는 과제가 아닌 만큼, 정면승부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장 입지 결정이 어렵다면, 동법 제16조 4항의 공청회 개최 및 관계 중앙행정기관장과 협의 등 추진 로드맵이라도 제시함이 상식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전 기관이 정해져야 후속조치를 진행할 수 있다”며 “이전 입장과 달라진 부분이 없고, 결정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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