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시장 항소심]대전시정 도약이냐 좌초냐 '갈림길'

오늘 항소심 선고… 결과따라 현안사업 진행 판가름

민선 6기 출범 1주년 축하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권선택호'가 운명의 기로에 섰다. 사상 초유로 항소심 법정까지 온 현직 '대전시장'의 중도낙마 여부에 따라 대전시정이 좌초하느냐, 도약하느냐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20일 오전 10시 30분 대전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유상재) 심리로 열리는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상태다. 당시 진술거부 등으로 일관하면서 예상보다 무거운 형량이 내려지자, 항소심에서 적극적으로 변론에 나섰지만, 결과는 예측불허다.

민선 6기 출범 후 권 시장은 소통과 경청, 시민참여라는 3대 기조 속에서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사업을 내놓으며 가장 잘한 정책으로 평가받아왔다. 또한, 민선 4, 5기 등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대형 현안사업 분야에서도 줄줄이 성과를 내면서 역량을 발휘했고, 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으로 전환하는 뚝심까지 보이면서 차별화된 그림을 그려왔다.

올 상반기에도 2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사업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을 비롯해 서울과 세종, 호남권, 충청권 지자체와의 상생협력 협약 등 대내ㆍ외적으로도 보폭을 넓혀왔다.

지난 1년 동안 민선 4, 5기의 현안을 마무리하고 민선 6기의 뼈대를 세우며 본궤도에 오른 대전시정이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가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약을 위해 웅크린 몸을 펴려는 순간, 발목이 말을 듣지 않고 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에서도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면, 사실상 민선 6기 권선택호는 더 이상 항해를 할 수 없다. 선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되거나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1심과 2심 판결의 차이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항소심에서 새로운 진술과 증인 등이 나왔지만, 1심 재판 과정에서 상당 부분 입증이 된데다, 관련자들이 이미 쏟아낸 많은 진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변론한 만큼 기대도 없지 않다. 물론, 무죄가 최선이지만, 권 시장이 당선유효형(벌금 100만원 미만)을 받고, 회계책임자에게 당선무효형(벌금 300만원 이상)이 내려진다면 최종심인 대법원 판단에 기대를 걸어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민선 6기 2년차는 새로운 엔진을 얻어 과감한 행보에 나설 수 있다.

시 고위 관계자는 “비관적인 결과가 나오면 공약사업은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고, 주요한 사업들도 속도조절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도약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정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