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대전시당위원장인 정용기 의원(새누리당·대전 대덕)과 박범계 의원(새정치민주연합·대전 서을)은 연대 선후배 사이다. 정 의원이 나이는 한살 더 많지만 그가 경찰대 재학 중에 운동권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퇴교처분을 받은 후 뒤늦게 연대에 입학, 박 의원의 후배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첨예하다. 지난해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박 의원이 “(정용기 후보가) 양승조 최고위원의 ‘비상적인 재산증식 의혹 해명’ 요구에 막무가내 고발로 응답했다”며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기 때문. 또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이완구 전 총리의 해명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이 문제로 TV토론회 패널로 자주 맞붙었고, 당시 정황상 이 전 총리와 같은 당인 정 의원으로서는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 의원이 그간의 분한 마음을 어떻게 설욕할 지가 관심사 중에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두 사람은 차기 대권주자인 자당 대표들과의 관계가 적지 않다. 정 의원은 김무성 대표와 같은 사무처 출신이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보좌했던 관계고, 박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및 법무비서관으로 함께 일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이 내후년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두 의원의 경쟁은 여야 대표의 대리전 성격도 내재됐다.
이는 충남에서 일합을 벌이게 된 김제식 의원(새누리당ㆍ서산·태안)과 나소열 새정치민주연합 충남도당위원장도 마찬가지.
김 의원이 원내부대표 경력을 통한 김무성 대표와의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대의원들의 표심을 얻어 도당위원장에 당선된 바 있고, 나 위원장은 친노 진영 인사로서 문재인 대표와 깊은 교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충남의 결과가 캐스팅보트역할을 비롯, 선거전마다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두 사람의 지휘는 충남을 넘어 양당의 향배 및 대표들의 입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당위원장도 경대수 의원(새누리당ㆍ증평·진천·괴산·음성)과 노영민 의원(새정치민주연합ㆍ청주 흥덕을)이 자당의 대표들과 막역하거나 핵심 측근이기에 ‘김무성 대 문재인’의 대리전 구도가 될 전망이며, 세종시당위원장의 경우, 유한식 위원장(새누리당)이 세종시장 선거에서 이해찬 의원(새정치민주연합ㆍ세종)의 지원을 받은 이춘희 현 시장에게 패배했던 만큼 ‘대리 설욕전’으로 주목되고 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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