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권선택 대전시장의 항소심 재판 결과가 내년 총선에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운 이유에서다.
항소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검찰과 권 시장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용에 따라 선거 전략 및 선수 구성에 수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당마다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여야는 20일에 열리는 항소심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고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면서도 권 시장의 기사회생은 난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하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데다가 권 시장이 고문으로 활동한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의 설립 기획자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하는 등 정황상 쉽지 않다고 보는 것.
이 가운데 새누리당은 재선거의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A의원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재판이기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재선거를 치른다면, 먼저 치르는 것이 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먼저 하게될 경우, 재선거의 이유를 부각시킬 수 있다”면서 “당에 우호적인 기류가 형성하는 동시에, 예산 확보 역할론 등 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존재는 후보들에게 든든한 후원군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새누리당이 재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만 가능한 얘기지만, 당내에서는 재선거를 염두에 둔 인사들이 항소심 결과와 상관없이 선거캠프에 참여할 인사들과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물밑 행보를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항소심 재판부가 합당한 판결을 내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적법한 절차를 벗어나서 획득한 정보는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고 검찰이 당초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었던 물품을 바탕으로 기소한 만큼, 1심 판결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문재인 대표도 지난 6월 15일 항소심 재판이 열리는 대전고법을 찾아 법원 측에 엄정한 판결을 촉구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조심스럽지만 재선거의 가능성에 대비해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권 시장의 무죄와 법원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줄 것 믿고 있다”면서도 “정치공학상 재선거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키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을 전제로, 우리 당 입장에서는 재선거를 총선과 같이 치르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그간 재선거나 보궐선거에서는 조직력 등이 크게 좌우했기에 여당에 유리하게 전개됐고, 여당 측이 내세울 수 있는 부정선거론에 맞서 야당 탄압론를 통한 반여당 정서 등에 우리 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힘입을 수 있다”고 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1일 회의에서 그간 연 2회 실시해 온 재보궐 선거를 1년에 한번만 실시토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이 안은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법 시행 이전에 재보궐선거가 확정될 경우 10월 재보궐에서 치러지며, 이후라면 내년 총선에 함께 치러진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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