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 2015년 하반기 기획공연, '그랜드 시즌2'의 작품과 세부 일정이 모두 공개됐다. 총 18작품 51회의 공연으로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줄 예정이다. 아트홀에선 10작품 22회, 앙상블홀에서 8작품 29회가 진행된다.
올해 '넓어진 세계예술, 깊어질 지역예술'이란 슬로건으로 시작한 대전예술의전당 그랜드 시즌1 상반기 공연은 지난달 24일 메트 오페라 '토스카'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하반기에는 다음달 4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로 시작해 12월 27일 연극 '늘근 도둑이야기'로 막을 내린다.
첫 공연인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와 피겨 스케이팅을 결합한 아이스발레로, 오락성 짙은 아이스쇼와는 예술적으로 차원이 다른 공연이다. 전통 발레 동작과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피겨스케이팅의 점프, 회전 등의 기술을 접목해 발레의 우아함과 함께 역동적이고 화려한 기술을 펼쳐 놓는다.
9월엔 자체제작연극인 입센의 '유령(9월 15~20일)'이 국내 최고의 연출가 최용훈의 연출로 무대에 오른다. 현대사회의 위선과 거짓을 섬세한 시각으로 풀어놓을 예정이다. 한국인의 자존심이자 바이올린계 최고의 연주자 정경화는 '정경화 & 부르흐(9월 18일)' 공연을 통해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으로 깊어지는 가을을 알린다. 지난해 하반기 처음 선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뉴욕 매트로폴리탄극장의 영상오페라, '슬픈 사랑의 이야기 베르테르(9월 23일)'가 준비됐다.
11월 첫 공연은 영국국립극단의 연극 '워호스(11월 11일)'다. 워호스는 전쟁 중에 나누는 사람과 말의 교감을 주제로 한 연극이다. 이미 세계무대에서 그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생생한 영상과 음향으로 실제 연극보다 더한 감동을 줄 예정이다. 어느덧 칠순에 들어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음색의 바이올리니스트 '이차크 펄만의 리사이틀(11월 14일)'에서는 연주는 물론 한 예술가의 따뜻하고도 묵직한 삶을 함께 맛볼 수 있다. 드뷔시조차 부러워하고 시기했던 작곡가 에릭 사티, 그만이 지닌 독특한 음악세계를 극으로 표현한 음악극 '에릭 사티(11월 20~21일)'도 마련됐다. 우리음악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젊은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무대인'K-Classic Piano(11월 27일)'도 열린다.
월드 베스트셀러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12월 2~3일)'이 12월의 시작을 알린다. 국립발레단의 뛰어난 기량과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라이브 연주는 관객들에게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킬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뛰어난 연주단체이자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인 '크로노스 콰르텟(12월 8일)'과 파보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캄머필하모닉(12월 16일)'도 찾아온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이번이 마지막 내한인 만큼, 더 큰 의미가 있다. 음악과 오케스트라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지휘자 파보예르비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뜨거운 열정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마지막을 장식할 뮤지컬 두 편과 한편의 연극이 남았다. 첫 번째는 2013년에 창작뮤지컬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으며 그 해 뮤지컬 상을 수상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12월 16~20일)'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남북한 군인이 무인도에 함께 표류했다는 설정극이다. 뮤지컬 '레베카(12월 26~27일)'는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작년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으로는 국가대표 시사 코미디 '늘근 도둑(12월 25~27일)'이다. 넘치는 재치와 임기응변에 능한 배우 박철민이 출연해 한바탕 웃음과 시원한 풍자를 전한다.
한편 그랜드 시즌2부터는 새로운 엠블럼(기획공연 인증마크)을 사용한다. 단순히 공연 장르만 표시하던 이전과 달리, 장르는 물론 공연의 성격과 기획의도까지 표시한다. 새 엠블럼은 '공연을 예매할 때 기준이 되는 당신의 키워드'라는 관객 설문을 통해 선정한 5개의 단어 '감동·교양·재미·작품성·인지도'를 사용한 5각 그래프 모양이다. 공연마다 엠블럼안의 그래프가 달라지므로 관객들에게 미리 공연의 성격을 안내하고, 분석하게 하는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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