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정신의료시설에 10년 이상 장기입원한 환자 비율이 특히 높았고, 충남은 입원환자의 입원기간 중간값 800일을 넘어 세종시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본인 의사에 반하는 강제입원을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힌 가운데 대전, 충남·북의 이같은 통계는 지역 정신의료기관의 인권침해 가능성 역시 잠재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이 보건복지부의 현황조사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발표한 '2013 정신보건 통계현황집'에 따르면 충청권의 정신의료기관 강제입원 비율은 다른 지역을 압도할 정도로 높게 조사됐다.
50병상 이상의 정신병원과 그 이하의 병원정신과를 모두 지칭하는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환자 중 본인 뜻으로 입원한 환자는 2013년 대전 2108명 중 339명(16.1%)이었고, 충남 5801명 중 697명(12%), 충북 3668명 중 640명(17.4%)이다.
이는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보호 또는 행정·응급의 형태로 강제입원이 이뤄진 비율이 대전 83.9%, 충남 88%, 충북 82.6%에 달하는 것으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73.5%보다 높은 것이다.
정신의료기관은 가족이 동의할 경우 의사 한 사람이 진단하기만 하면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정신보건법 제24조 제 1·2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심판 중으로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조항이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지난 14일 헌재에 제출했다.
특히, 대전의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 중 입원 기간이 10년 이상인 환자(28.7%)가 6개월 미만인 환자(28.2%)보다 더 많았다.
또 충남은 입원환자의 입원기간의 중간값이 809일에 달할 정도로 정신의료기관에 머문 기간이 긴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충남 인권연대 이상재 사무국장은 “폐쇄된 병동에 강제 입원시키는 행위가 본인의 의사를 배제하고 너무 쉽게 결정될 수 있는 구조가 문제”라며 “다른 지역보다 강제입원 비율이 높고 대중의 관심을 못 받는 정신의료기관이 인권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