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 위주의 독서 교육 등 독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대전 법동초는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 사회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평생 학습의 장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대전법동초를 찾아 법동초만의 살아있는 독서교육과 앞으로의 교육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도서소독기를 비롯한 독서 환경 구축=대전법동초는 막연히 학생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스스로 도서관을 찾아 책을 볼 수 있도록 냉·난방시설을 갖추고 청결한 장서 관리를 위한 도서소독기 등을 구비해 쾌적한 독서환경을 만들었다. 여기에 학교운영비의 4% 이상을 도서구입비로 책정해 매년 2000여 권의 신간도서를 확보했다.
단순히 장서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의 도서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학년별 교사 협의를 통해 선정한 교과관련도서와 '읽고 싶은 책' 신청함에 있는 법동교육가족의 희망도서, 대전시교육청에서 발간하는 '대전교육' 소식지의 추천도서 등 다양한 통로로 도서 구입 희망을 받아 양질의 도서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외부 기관에서 지원하는 도서 확보에도 발벗고 나서 지난 2013년에는 대전학생교육문화원으로부터 750권의 도서를, 지난해에도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로부터 150권의 도서를 기증받았다. 올해도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교과 연계 도서 구입비 지원 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돼 도서 구입비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렇게 확보한 2만3000여 권의 도서는 학교도서관이 교수학습지원센터로서의 역할은 물론 도서관활용수업(LAI)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독서활동과 원활한 도서 대출을 도와주는 상설 인력 3명을 확보해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유인하고 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독서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교육=대전법동초의 수준높은 독서·논술 교육은 지난 2013년에 부임한 박종용 교장에게서 비롯됐다.
박 교장은 4명의 교사와 팀을 이뤄 3~6학년을 대상으로 70시간의 NIE 및 독서·논술 교육을 실시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토요일마다 창의 인성 독서 교실과 독서·논술 교실을 운영했다.
올해도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e-NIE 선도학교'로 지정 받아 신문활용교육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자발적인 독서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독서 스타킹(Star-King)' 제도는 독서 습관과 도서관 이용 실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상장과 도서상품권, 피구공이나 축구공을 수여해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또한 '책의 날'을 기념해 예쁜 책갈피 만들기를 실시하고, 이봉직 시인을 비롯해 김현화·남혜란·조우석 작가 초청 강연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시간도 갖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작가가 돼 '평소 관심있어 하던 분야에 대한 책 쓰기'를 하는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는 올해 특색사업으로 운영중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 모두가 저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나만의 책 만들기'는 지난 1학기 동안 학생들의 손을 통해 530여 권의 책들로 완성돼 16~17일 법동 교육가족 모두에게 공개된다.
▲책 읽는 풍토 조성을 위한 교사·학부모의 노력=대전법동초는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독서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충남대 한영목 교수 등 외부 독서 전문가 6명을 초청해 독서 지도 특강을 가진 것은 물론 전문 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의 책쓰기 지도에도 나섰다.
또한 독서 교육에 관심을 갖고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교사독서연구회를 조직해 학교 특색 사업인 '꿈을 펼치는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 운영을 하고 있다.
책 읽는 풍토가 가정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학부모 독서교육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정양순 색동어머니회 동화구연가를 비롯해 진로교육전문가인 이현숙 강사와 독서 교육 전문가인 정국향 강사를 초빙해 자녀의 독서 지도 방법, 독서를 통한 진로를 찾기, 가족이 함께하는 토의·토론 방법에 대한 연수도 진행중이다.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학부모 독서회'는 박종용 교장이 격주 월요일마다 2시간씩 직접 지도하고 있어 독서 교육 전반에 걸친 심도 있는 지식을 습득할 뿐만 아니라 신동엽 시인의 생가와 문학관 탐방, 신문박물관 견학, 6학년 국어 '웃는기와'의 저자인 이봉직 작가와의 만남 등을 통해 문학 창작 활동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다.
▲학생·교사·학부모 삼위일체로 독서 명문교로 발돋움=대전법동초의 독서교육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이다.
다양한 독서 행사는 오히려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피로감을 보이며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라고 말하기 보다는 학급마다 매주 1회 도서관활용수업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도서관에 들를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이나 학부모가 어떠한 독서 행사나 독서프로그램이 운영되는지, 무슨 책이 도서관에 새로 들어왔는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 홈페이지에 상세 내용을 공개하고, 매달 '법동 독서교육' 소식지를 발간해 제공하고 있다.
박종용 교장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학생들이 책을 즐겨 읽을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독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구안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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